『우리는 지금 신촌으로 간다』외국인 행상들이 신촌에 몰려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종로와 인사동등에서 이따금 눈에 띄던 벽안의 장신구 행상들이 이제 신촌 대로변에 새로운 명물로 등장한 것이다.
받침대 위에 간단한 좌판을 차려놓고 귀고리 팔찌 반지를 5,000∼3만원의 가격에 팔고 있는 이들의 국적은 남미, 유럽등으로 장신구 만큼이나 다양하다. 여행비 마련이 주목적이지만 1년 가까이 머무르며 아예 본격적인 「돈벌이」에 나선 젊은이도 많다.
저녁무렵 20여명의 외국인 행상이 좌판을 펴놓고 영업을 시작하면 호기심 많은 대학생과 10대들이 좌판주위에 몰려든다. 외국인행상들은 그러나 생각만큼 매상이 오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초반에는 물건이 불티나게 팔려 며칠만에 가져온 물건을 모두 처분하는 일도 있었지만 요즘은 워낙 행상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주에서 온 리 메이어씨(27)는 『대학졸업 후 세상경험을 쌓기 위해 세계각국을 여행중』이라며 『얼마전까지 종로 근처에 있었는데 신촌이 장사가 잘 된다는 말을 듣고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물건을 고르던 이계원씨(27·여·회사원)는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고 이국적인 물건이 많아 가끔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포장마차등을 운영하는 노점상들에게 이들은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외국인 행상이 늘어나면서 차지할 구역이 좁아진 데다 통행불편이 가중돼 경찰이 단속에 나설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한 포장마차 주인은 『외국에서 온 손님이라고 생각해 처음엔 도와주기도 했지만 요즘은 숫자가 늘어나 쫓아 보내야 할 형편』이라고 불평했다.
김은아씨(23·이대 신방과4)는 『국제화 추세에 외국인이 우리나라로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외국인이 파는 것이면 조잡한 액세서리조차도 대단한 것인양 사는 젊은이들을 볼 때 한심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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