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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노라고 말할 수 있다」 중서 연일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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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노라고 말할 수 있다」 중서 연일 “불티”

입력
1996.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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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 자극 젊은층 호응/강대국 미·일 신랄 비판 각지서 지지편지 쇄도/중 「화평연변」 주장과 상통 “당국 지원” 의혹도「중국은 노(NO)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의 젊은 언론인과 시인 5명이 공동집필한 도전적 제목의 이 책이 최근 중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됐다. 책제목이 80년대 후반에 나온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시하라 신타로·모리타 아키오 공저)을 연상시키는데다 화끈한 민족주의적 논조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 인기의 이유다.

책을 펴낸 중화공상연합 출판사는 초판 5만부가 모두 팔렸으며 중국 각지로부터 수백통의 지지편지가 답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은 특히 북경(베이징)의 젊은 지식인 사회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책의 내용중 주목되는 것은 세계 유일의 강대국 미국과 경제대국 일본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다.

저자들은 중국을 겨냥한 「자유세계」의 거대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며 독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이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퇴폐적인 문화를 중국에 침투시켜 유구한 중국 문화를 파괴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외세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중국을 뒤엎으려고 한다는 중국 당국의 「화평연변」 주장과 일맥상통해 이 책이 중국 당국의 지원하에 출판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들은 자신들이 전적으로 책을 만들었다며 책 내용은 중국 인민들사이에서 점증하는 분노와 우려를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의 공저자중 한명인 이시하라 신타로(석원신태랑)가 23일 산케이(산경)신문 기고문에서 『이 책은 유치한 국수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 이 책이 일본에서도 화제에 오르고 있다.

「중국은 노라고 말할 수 있다」의 저자들은 『과거 중·일 전쟁때 중국을 유린했던 일본이 이제와서 중국의 인권상황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일본의 태도에 직격탄을 쏘았다.

이에 대해 이시하라는 일본이 중·일 전쟁이나 2차 대전중에 (중국등 식민지에서) 했던 일은 근대화라는 관점에서 봐야지 가해와 피해라는 구도로 봐서는 안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념을 상실한 중국인들은 이 책을 통해 민족주의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고 일본의 극우파는 이 책의 패권주의적 성향에 의혹의 눈길을 주는 현 상황은 불안한 동북아시아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윤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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