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의 싸움」에 승부 건다”/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내년초 상품화/치매전문 실버타운 일산에 연내 착공『2년전 중풍으로 쓰러진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국내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어 일본 도쿄의 한 노인질환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일본에만 치매환자가 270만명에 달하는 등 노인성질환이 심각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동성제약의 이선규 회장(73)은 개인적 투병을 계기로 「치매와의 싸움」을 회사의 핵심사업으로 정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동성제약이 최근 치매병 중에서도 난치병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한 것이 그 구체적 결실이다.
동성은 일본의 K대학과 공동으로 난황레시틴성분을 주원료로 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한국과 일본에서 의약품의 마지막 실험단계인 3단계 임상실험에 들어갔으며 내년초께 상품화할 계획이다.
선진국 제약업체들은 진통제 항암제 소염제 등 신약개발을 점차 개발도상국으로 넘기고 노인성질환치료제를 중심으로 한 「생명의약」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치매병에 걸린 사람이 35만명에 달할만큼 치매치료제 수요가 커지고 있으나 수입품 외에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약이 개발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자신의 치매를 치료하면서 이같은 현실을 깨달은 이회장은 각종 의료문헌을 탐독하는 등 스스로 노인성질환을 깊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회장은 특히 일본 K대학이 15년동안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해온 사실을 전해듣고 곧바로 공동연구를 제의, 사업화를 시작했다.
동성제약은 신약 발매에 앞서 우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건강식품을 「치코린」이란 상표로 8월부터 발매할 계획이다.
이회장은 또 경기 고양시 일산구 지영동일원 2만여평에 500여명의 노인을 수용할 수 있는 치매전문 실버타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200억원 가량을 투입할 이회장은 치매치료시설은 물론 헬스장 레크리에이션시설 간이골프장 수영장 산책로 운동장 등 부대시설을 갖춘 실버타운을 올해안에 착공, 내년말께 완공할 예정이다.
『4년전 작고하신 모친께서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노인전문치료시설을 만들 것을 유언으로 남기셨습니다. 일산실버타운은 모친의 유언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회장은 이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노인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노인에게는 할인혜택을 주는 등 개인사정에 따른 비용을 매긴다는 원칙도 세워놓고 있다. 한가지 문제는 이곳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있는 것인데 국방부에 구역해제를 요청,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상태다.
이회장은 55년 동성제약을 인수한 이후 머리염색약 양귀비 몬시크 훼미닌 정로환 등 히트상품을 생산해 기반을 구축했다. 이후 오리리화장품 선희약품 세화제약 경희인터내셔날 등 9개계열사에 연매출 8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워냈고 중풍을 겪은 후에도 중요한 사업은 직접 챙기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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