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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공항 테러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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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공항 테러 “수난”

입력
1996.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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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손쉽고 파급효과 커 표적되기 일쑤/스페인·파키스탄·시카고 등 곳곳 잇달아세계 각국의 공항이 폭탄테러나 테러 위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TWA기 공중폭발사고로 미국내 공항들이 어수선한 와중에 각국 공항에서 잇달아 폭발물이 발견되거나 폭탄테러가 발생, 여행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0일 스페인 타라고나의 레우스공항에서는 바스크족 분리독립단체인 「바스크조국과 자유(ETA)」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테러가 발생, 영국인 관광객등 25명이 부상했다. 22일에는 파키스탄 라호르 국제공항 대합실에서 폭발사건이 발생, 9명이 죽고 20여명이 부상했다.

21일 밤에는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화물 터미널에서 보안 요원들이 파이프 폭탄을 발견, 뇌관을 제거했다. 앞서 이 공항에서는 멕시코행 멕시카나항공사 여객기에 폭발물이 장치됐다는 전화가 걸려와 멕시코를 향해 이륙했던 여객기 1대가 회항하는 소동을 벌였다.

지난해 5월 일본의 관문인 나리타(성전)국제공항 여객 터미널 남자용 화장실에서 파이프 폭탄이 터졌고, 94년 3월에는 아일랜드공화군(IRA)이 사제폭탄 4발을 런던 히드로 공항에 발사해 영국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기도 했다.

이처럼 공항이 테러범들의 주요 타깃이 되는 것은 테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인명을 살상하지 않아도 사회를 혼란의 도가니에 빠트리는 등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희생자들이 다국적이기 때문에 테러대상국의 위상은 물론 국제 관계에도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또 폭탄만 제조하면 특별한 테러 기술이 따로 필요 없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출입제한이 없는 공항의 화장실이나 대합실에 폭발물을 슬쩍 가져다 놓으면 된다. 더욱이 항공사나 보안당국에 항공기 테러를 하겠다는 위협전화 한통만으로도 여객기의 운항을 전면 중지시킬 수 있을 정도다.

일부 지역의 공항 테러는 여행객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켜 관광산업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의도에서 감행되기도 한다. ETA는 이미 스페인 관광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주기위해 공항이나 관광지 테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발생한 공항테러가 휴가철에 집중된 것도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 각국 보안당국은 공항테러에 대해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항 출입구부터 검색을 실시할 경우 너무 많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고 이용객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준다. 또 항공사들은 공항 출입구부터 완벽한 첨단장비를 갖추는 데 대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조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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