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역 좌익항일운동 생생히 묘사”『흥남질소비료공장 노동자의 모습에서 시작해 1930년대 적색농민조합·노동조합, 만주지역 항일무장투쟁 등으로 무대가 차츰 넓어집니다. 전후세대가 겪지 못했고, 교과서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아버지세대가 겪었던 소중한 역사의 장면을 소설로 되찾고 싶었습니다』
소설가 김남일씨(39)가 장편소설 「국경」(풀빛간·전 7권)을 완간했다. 92년부터 쓰기 시작해 4년여만에 완성한 이 소설은 그동안 학계에서는 물론이고, 문학작품으로도 거의 조명받지 못했던 북한지역 좌익항일운동의 실상을 충실히 전해준다. 특히 대화마다 녹아 있는 활달한 함경도사투리가 소설을 생동감있게 만들고 있다.
북두칠성이라 불리던 함남 정평군 신상면 기산리 일곱 청년과 그 집안이 독립을 위해 싸우거나, 살 길을 찾아가는 행적과 당시의 적색농민·노동운동이 소설을 이끌어간다. 농민운동 지도자, 공산주의 운동가로 활동하다 전향하는 한경천, 봉건지주에서 산업자본가로 탈바꿈하는 최홍상, 농민의 딸에서 노동운동가로 변신하는 철금이와 콩점이, 문학청년 최홍규, 봉건제도의 속박을 벗어나지 못하는 끝동예 등의 삶이 숨쉬는 듯 소설을 수놓고 있다.
『최근 들어 활발해진 젊은 사학자들의 연구성과와 일본, 중국등의 여행을 통해 보고 수집한 자료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함경도사투리는 이북출신 선배문인들과 안수길의 「북간도」, 이북명의 「댑싸리」등의 작품을 참고했습니다』 든든한 역사의식과 함께 젊은 문체와 감성으로 이 소설은 항일운동을 다룬 소설이 흔히 갖기 쉬운 진부함을 극복하고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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