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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전보 메아리 “코리아 파이팅”/애틀랜타올림픽 선전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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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전보 메아리 “코리아 파이팅”/애틀랜타올림픽 선전의 현장

입력
1996.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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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금 딴 심권호,태극기 들고 감격의 질주/콘택트렌즈 빼고 경기 김민수 “투혼의 은”/교민 등 1만여명 축구 혼신응원 홈 방불『이렇게 좋을 수가…』

얼싸안은 선수와 코치, 눈물을 글썽이는 선수, 환호와 어우러진 태극기의 물결…. 애틀랜타의 22일은 「코리아」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레슬링과 유도 경기장이 있는 조지아월드 콩그레스센터에서 시작된 기쁨의 환성은 축구경기장이 위치한 워싱턴으로 메아리쳤다. 한국의 초반 부진에 활력을 불어넣은 값진 승전보가 터진 이날 각 경기장에서 빚어진 감격의 순간과 열띤 분위기의 현장을 살펴본다.

○…레슬링 심권호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방대두, 김영남 두 코치는 매트위로 뛰어 올라가 서로 부둥켜 안고 기쁨을 교환. 두 코치와 한동안 기쁨을 나눈 심권호는 오른손을 번쩍 치켜 들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심권호는 이어 매트앞 본부석으로 다가가 이건희 대한레슬링협회장,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엘세간 세계연맹회장과 악수를 나눴으며 이회장은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

○…심권호는 우승직후 감격을 이기지 못한 듯 머리위로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한바퀴 질주했다. 심권호는 날아갈 듯한 동작으로 펄쩍 뛰며 돌다 한국응원단이 몰려있는 곳으로 가 인사를 했으며 부근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축하.

○…이날 경기장 본부석 맞은 편에는 한국응원단 1백여명이 나와 열성적으로 응원. 응원단은 「대한건아 심권호」 「VICTORY KOREA」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나와 「심권호」를 연호, 경기장은 온통 한국의 열기로 가득찼다. 7천4백석의 관중석도 일요일을 맞아 만원상태. 관중들은 하오 결승경기가 임박하면서 경기장으로 모여들기 시작, 심권호의 경기직전에는 거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경기직후 거행된 시상식에서는 한국의 두 IOC위원인 김운용대한체육회장과 이건희 레슬링협회장이 각각 IOC와 국제레슬링연맹 임원의 자격으로 심권호에게 금메달과 꽃다발을 전달. 심권호가 1위 자리에, 그리고 시상자 자리에는 김회장과 이회장 두 사람만이 섬으로써 시상대는 한국 일색이었다.

○…예상밖의 선전으로 은메달을 획득한 유도의 김민수는 결승이 끝난 뒤 눈물을 글썽이며 『최선을 다했다. 4년뒤 시드니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힘주어 다짐. 김은 경기시작 1분만에 콘택트렌즈가 빠져 3분여동안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다시 렌즈를 끼고 경기를 했으나 1분뒤 다시 빠지자 아예 렌즈를 집어 던진채 경기를 하는 투지를 발휘. 그의 양쪽 시력은 0.1이다.

○…김민수는 당초 메달후보로 거론되지 않은 탓에 응원단없이 고군분투. 일본이 빨간색 가운에 히노마루 부채를 들고 요란한 응원을 펼친 것과는 달리 한국은 대부분이 레슬링장으로 몰려가고 본부석아래쪽에 위치한 이상균 선수촌장과 박용민 유도회홍보이사 등 유도관계자들 몇명이 조촐하게 응원.

○…한국팀의 축구예선 1차전 경기가 열린 로버트케네디 구장에는 약 1만명의 한국 응원단이 「극성스런」 응원을 벌여 마치 한국의 홈구장을 방불케 할 정도. 대형 태극기를 앞세운 응원단은 막대풍선을 흔들고 파도타기 응원을 벌이며 시종 「이겨라」를 외쳤다. 이에 미국관중들도 덩달아 한국이 선전할 때마다 환호성을 질러 경기장은 완전히 한국분위기.

한국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뒤 경기장밖에서 농악반주에 맞춰 한참동안 춤을 추는등 기쁨을 만끽. 올림픽과 때맞춰 미국을 방문, 순회공연을 갖고 있는 창무극단은 전날 워싱턴DC 공연에 이어 이날 경기장에 나와 처음부터 끝까지 교민들의 응원을 리드했다.

○…이날 한국교민들은 워싱턴DC와 인근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는 물론 뉴욕주와 뉴저지주,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버지니아주, 일리노이주 등에서 수십대의 버스를 전세내 경기장으로 운집.

또 일부 교민은 멀리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등지에서 비행기로 원정응원을 오기도 했는데 이들은 각 주별로 특색있는 응원을 펼치기 위해 대·소형 태극기는 물론, 현수막과 색종이, 태극마크 T셔츠 등을 준비했다.<애틀랜타=올림픽특별취재단>

◎심권호 “레슬링 그랜드슬램”/아시안게임·95세계선수권 우승 전력/4년전 그레코로만 전환 “대모험 성공”

심권호(24)는 85년 성남문원중 1학년 여름에 처음 매트에 섰다. 2년뒤 소년체전 우승, 서울체고 2년때는 자유형 46㎏급 고등부를 석권했다.

90년 세계주니어선수권서 은메달을 따는 등 순항하던 심은 레슬러로서 92년말 일대 모험을 감행한다. 7년간 몸에 익은 자유형을 버리고 그레코로만형을 선택한 것이다. 자유형으로는 세계를 제패할수 없다는 판단때문이었다.

그의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 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단을 내린뒤 4년6개월만에 목표를 이뤘다. 그러나 오늘의 영광이 가능했던 것은 피나는 훈련때문이었다.

그레코로만형을 택한 다음해 91세계선수권자인 권덕룡을 제치고 국내 매트를 평정,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렇지만 93년 세계선수권에서는 이번 올림픽 2회전서 만난 굴리예프(러시아)에게 패해 동메달에 그쳐 처음으로 좌절을 맛보았다.

마음을 다잡은 그는 절치부심, 히로시마아시안게임과 95세계선수권에 이어 이번 우승까지 승승장구, 선수로서 획득할 수 있는 영광은 모두 획득했다.

심권호는 마지막 목표로 겨냥했던 올림픽을 제패한뒤 또 다른 고지정복을 노리기로 했다.

『이번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에서 48㎏급이 없어지기때문에 다음에는 체급을 올려 올림픽 2체급을 석권하겠다』는 것. 심은 이같은 포부를 담담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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