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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오락 홍수속 예술프로 찬밥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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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오락 홍수속 예술프로 찬밥신세

입력
1996.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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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0편 불과 그나마 심야에 몰려 빼먹기 일쑤/제작비 투입에도 인색,작품 완성도 높이기 “아득”우리 TV는 고급예술이 뿌리를 내리기 어려운 박토신세를 끝내 면할 수 없는 것인지. 다매체·다채널 시대가 찾아와 국악이나 클래식 문학 미술 등을 소개하는 본격 예술 프로도 꽃을 피울만한데, TV에서는 여전히 선정성과 흥미를 앞세운 쇼·오락 프로와 드라마가 급증할 뿐 순수예술 프로는 찬밥대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본격문화 프로는 「국악 한마당」(KBS1), 「KBS연주」(〃), 「문화 스페셜」(KBS2), 「문화가 산책」(〃), 「새미기픈물」(MBC), 「밤의 문학산책」(〃), 「일요예술무대」(〃) 등 10편을 넘지 못한다.

방송 3사의 전체 편성에서 이러한 프로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더욱이 방영시간이 모두 밤 11시 이후의 심야에 몰려있고 다른 프로에 밀려 수시로 빠지기 일쑤다. 상업방송 SBS에서는 구색맞추기 프로조차 한 편 없다.

방영중인 프로들도 성격이 모호하고 내용이나 구성이 획일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 프로의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은데, 그것은 방송사의 투자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KBS연주」등 일부 프로는 1회 방영분의 제작비가 고작 100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S연주」의 곽명세 CP(책임연출자)는 『연주회를 녹화, 편집해 방영하므로 제작비가 적게 든다. 현재의 방송 시스템으로는 공연 프로에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기 힘들다. 화질과 음향이 좋은 위성방송이 제자리를 잡으면 좋은 프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가 이러한 프로를 홀대하는 이유는 뻔하다. 시청률에 너무 집착하기 때문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아무리 좋은 프로를 만들어도 시청자가 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아니냐』고 시청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러나 「새미기픈물」의 방성근 PD는 『방송은 공기이다. 시청률이 낮다고 이 프로들을 푸대접하는 것은 방송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다. 앞으로 방송시장이 개방될 때, 우리가 기대를 걸 수 있는 프로는 바로 문화예술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격 예술 프로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방송사 경영진의 발상이 바뀌어야 한다. 당장 시청자가 적다고 이를 외면하면 방송의 세계화는 요원하다. 방송사는 다양한 시청자의 취향을 충족시키고 그들의 문화적 안목도 키워가야 한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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