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신한국당대표가 잇단 차기대권관련 발언으로 당내에 미묘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대표는 이달 발간된 한 시사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미 대통령의 건강을 예로 들면서 『대통령은 역시 젊은게 좋을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다른 월간지와 회견을 통해 『올해말이나 내년초부터는 대권논의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후보경선은 내년 6월∼9월 사이에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경선을 통한 대선후보 선출과 실용적 리더십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대표측은 『개인적 견해와 느낌을 솔직히 피력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당내에는 『이전까지 보여준 이대표의 태도에 비추어 예사롭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대표는 그동안 대권문제에 관한 언급을 가급적 피해왔다. 당을 관리하는 대표로서 김영삼 대통령의 대권논의 중단지시를 충실히 받들고 당운영에 반영해야 하는 입장 때문이다. 따라서 이대표가 갑자기 대권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데는 무언가 정치적 배경과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않다.
이와 관련, 김대통령과 이대표의 사전교감설이 대두되고 있다. 『이대표의 성품을 감안할 때 그가 김대통령의 「재가」없이 민감한 사안을 언급했을 리 없다』는 것이 그 근거다. 결국 김대통령이 이대표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발언내용이 지금까지 알려진 여권핵심부의 의중과 크게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만약 교감이 없었다면 이대표가 대권후보로서의 이미지부각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어 주목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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