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침대」 투자 성공/“한국영화 가능성 확인 기뻐”『영세성과 악성 자금에 시달리는 한국 영화산업에 양질의 자금을 투입하면 영화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평소의 생각이 증명된 것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서울에서 67만명의 관객을 동원, 올 상반기 최대 흥행작이 된 「은행나무 침대」에 제작비 전액을 댄 고정석(39) 일신창업투자사장은 영화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는 것 보다는 한국영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을 더 내세웠다.
대기업이 비디오 판권을 잡는 대가로 영화제작에 참여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첨단산업과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창업투자사가 순수 투자목적으로 영화제작에 나선 것은 고사장이 최초다.
『앞으로 큰 성장이 예상되는 멀티미디어 산업에 대한 투자에서 막대한 자본과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하드웨어 분야 보다는 창의성과 효율성이 강조되고 비교적 자본이 적게 드는 소프트웨어 분야를 찾다보니 영화에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고사장이 설명하는 영화에의 투자 동기다.
지금까지 「은행나무 침대」이외에 「본투킬」 「피아노맨」등에 투자를 했다. 작품선정은 흥행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 감독 캐스팅을 중점적으로 검토하지만 무엇보다 제작자의 안목과 성실성 관리능력을 최종 기준으로 삼고 있다.
『미국의 경우 모험자본이 영화에 투자하는 것은 보편적』이라며 『내년에는 외국인을 포함한 투자조합 형식으로 영화 뿐 아니라 음반 공연 출판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전용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사장은 미국 MIT대학에서 경영학박사를 받은 후 91년부터 이 회사를 맡고 있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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