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자민련과 정책공조·연합은 계속해 나가되 통합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자민련접근에 일정한 선을 긋고 나섰다. 20일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열린 원외지구당연수 강연에서였다.그동안 자민련과 「하나되기」에 무한정의 공을 들여오던 김총재가 돌연 통합불원의사를 밝히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김총재측은 『김총재가 지금까지 자민련과 통합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새삼스런 언급이 아니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또한 김총재가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방법론으로 제시한 거국내각론도 자민련과의 통합을 필수적인 전제로 삼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임시국회와 내달에 본격가동되는 양대 특위활동등을 앞두고 자민련과의 공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급을 하고 나선데는 여러가지 계산이 있을 것이다.
우선 자민련과의 통합이 힘들고 정책공조가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판단아래 부담없는 공조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해석이 있다. 이는 자민련측에서도 환영하는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내년 대선공조를 염두에 둔 김대중 김종필 두총재의 정치적 게임이 깔려 있다는 측면도 있다.
또 하나는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주장하며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을 파고들고 있는 김상현 지도위의장을 겨냥한 당내용이라는 분석이다. 자민련과의 통합은 원외지구당위원장 특히 자민련이 강세인 비호남권 원외지구당위원장에게는 달갑지 않다. 따라서 자민련과의 통합불원의사를 분명히 한 것은 김의장이 이 틈새를 파고드는 것을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 김총재가 원외지구당위원장연수에서 자민련과의 통합불원을 처음 언급한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닌 것같다.<이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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