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주의 경향의 영화가 감독의 세계관을 관객에게 전하는데 큰 의미를 두는 반면, 많은 할리우드 영화들은 오락적 기능을 출발점으로 한다. 「더 록」은 대규모의 자본과 다양한 오락 요소들을 접목시킨 할리우드의 액션영화이다.비밀군사작전을 수행하다 사망한 군인의 유가족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줄 것을 요구하며 샌프란시스코를 공격하겠다는 해병대 특전사령관 허멜(애드 해리스 분). 이를 막기 위해 FBI 화학무기 전문요원 스탠리(니컬러스 케이지 분)와 30년간 버림받은 채 복역해온 국제 스파이 메이슨(숀 코너리 분)이 투입된다.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닌 세명이 벌이는 대결은 반전이 거듭되면서 흥미를 높여간다. 속도감 있는 편집은 영화의 긴장감을 잘 담아낸다. 또한 코믹한 상황과 캐릭터들의 유머러스한 대사가 양념처럼 삽입되어 극의 완급을 재치있게 조절한다.
허름한 공간에 설치된 FBI임시대책본부, 섬의 폐허가 된 교도소에 위치한 반란군 지휘본부는 사건 전개의 현장성과 긴박감을 효과적으로 살린다. 낙후된 공간배경에 첨단의 과학 장비들이 배치되어 강한 시각적 대비를 보여준다. 전투 장면 등 마치 컴퓨터게임 같은 영화 속의 상황이지만 새로운 형태의 전쟁인 걸프전을 경험한 관객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
냉전이 종식된 시대의 할리우드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적을 설정한다. 그러나 내부의 적은 끝끝내 적은 아니다. 그는 결국 동료를 사랑하고 자기 목적을 위해 미국민을 해치지 않는 인물이다. 허멜은 비극적인 죽음으로 관객에게 면죄부를 받게 된다.
메이슨도 모험을 하고 싶은 관객의 욕구를 대리충족시켜 준다. 이러한 캐릭터의 해석과 전개방식은 할리우드 영화의 오락적 특성과 결론을 이끌어내는 전형적인 장치들이다.
「더 록」은 기존 영화 흥행의 장치들을 교묘히 재배열하고 새로운 흐름을 읽어내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대중의 기호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편장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편장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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