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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 「보바리 부인」(고전여행: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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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 「보바리 부인」(고전여행:65)

입력
199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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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염증 남편 몰래 불륜/파산이르자 절망속 음독자살/기사쓰듯 당시 사회 부도덕 고발프랑스 소설가 플로베르(1821∼80년)의 「보바리 부인」은 사실주의 문예사조의 선구작으로 꼽힌다.

이 소설은 남편 모르게 애정행각을 벌이던 한 여인이 음독자살하고 남편도 비탄 끝에 아내를 따라 죽은 들라마르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을 소설화하면서 플로베르는 신문 사회면 기사를 쓰듯 아무런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고 줄거리를 서술함으로써 프랑스 부르주아의 부도덕성을 고발했다.

당시 유럽을 풍미하던 낭만주의 문예사조는 자신과 사회의 이상에 따라, 때로는 상당히 흥분된 어조로 작품을 썼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지나치게 미화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플로베르의 소설쓰기는 현실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게 됐고 이후 졸라 모파상 등에 의해 확대재생산되면서 사실주의라는 문예사조로 확립된 것이다.

이 소설은 노르망디의 의사인 샤를 보바리가 부농의 딸 에마와 결혼하는 데서 시작된다. 에마는 화려함에 대한 동경과 정열적인 낭만을 가슴 속에 품고 있다. 그런 에마에게 단조로운 생활을 반복하고 몰취미한 남편은 환멸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아내가 결혼생활에 실증을 내자 샤를 보바리는 아내를 데리고 쾌적한 도시 용빌로 이사한다. 그러나 에마는 그곳에서 청년 레옹과 사랑에 빠진다. 얼마 후 레옹이 법률공부를 위해 파리로 떠나자 에마의 마음에는 공허함만이 남는다. 에마는 마음대로 환락에 빠질 수 있는 남자와 비교할 때 가정이라는 굴레에 얽매여 활개를 펴볼 기회가 없는 여자는 운명적으로 불평등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불만에 가득찬 에마는 지방호족인 호색한 로돌프와 불륜에 빠진다. 두 사람은 서로의 육체에 대한 탐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도피행각을 벌인다. 그러나 약아빠진 로돌프는 매정하게 에마를 배신한다.

쓸쓸히 집으로 돌아온 에마는 며칠 후 오페라 구경을 갔다가 옛 정부 레옹을 만난다. 두 사람은 다시 정열을 불태우고 사랑놀음은 과거보다 한층 노골적으로 변한다. 에마는 애정행각을 위해 악덕상인에게 빚을 내는데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마침내 파산상태에 이른다. 절망에 빠진 에마는 음독자살하고 아내의 부정을 알게 된 남편도 고독 속에 목숨을 끊는다. 그러나 이후로도 용빌 상류사회의 저속한 생활은 계속된다.<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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