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 쌓으면 상표·문양 그대로 사용 덤핑수출까지/카탈로그마저 모방하며 국제전시회 등 버젓이 전시/저가모방품에 개발비 못건지고 이미지만 실추도/당국에 고소해도 화해유도로 흐지부지중소업계에 만연한 유사상표등 상표도용 행위가 유망중소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중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끊임없는 품질향상과 새로운 디자인 개발등 혼신의 노력끝에 가까스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 곧 이를 도용하거나 비슷하게 만든 유사제품이 쏟아져 막대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상표권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 관계기관조차 화해를 유도하거나 경미한 사안으로 처리,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다이너스티」유백식기를 40여개국에 수출해 세계적인 명품대열로 올려 놓은 정코아(대표 정해진)는 수년전부터 국내 모업체가 「다이너스티」를 그대로 도용하거나 문양은 그대로 한채 이니셜만 조금 바꿔 쓰기 시작하면서 94년부터 매출이 연간 100만달러가량 줄고 있다. 이 업체는 한국종합전시장이나 국제전시회장 등에 모방상표를 부착한 제품을 버젓이 전시하고 카탈로그까지 모방하는 한편 해외바이어들에게는 덤핑 공급하고 있다고 정코아측은 주장한다.
이 회사 무역부의 정호철이사는 『상표가 도용되면서 해외거래처로부터 「똑같은 제품인데 왜 비싸게 파느냐」는 등의 항의를 받거나 거래 자체가 중단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며 『매출이 주는 것보다는 「다이너스티」의 신뢰도가 떨어지는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정코아는 이 모방업체에 도용중단을 거듭 요청했으나 묵살되자 지난해 상표법위반등의 혐의로 고소했는데 검찰은 『피해액이 정확히 산출되지 않는다』며 화해를 종용, 각서를 받는 선에서 고소를 취하했다. 특허청 역시 화해유도가 고작이었다. 이 업체는 그러나 올초 시카고 전시장에 미국 수입선을 통해 도용품을 전시까지 했고 결국 정코아는 9일 재고소했다.
보루네오가구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던 「피카소골드」 「피카소소냐」 「모데르나」등 고광택가구에 대해 지난해말 중소업체인 N사가 「피카소」 「소냐」등의 이름으로 저가의 모방품을 내놓은 바람에 판매가 급감했다. 이 회사가 「보루네오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납품하던 제품」이라는 허위광고까지 내보낸데다 육안으로 쉽게 차이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비슷하게 만든 것. 보루네오 관계자는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해 외주는 하지 않고 있다』며 『N사때문에 3년여에 걸쳐 투자한 1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날린 것은 물론 회사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고 말했다.
사정은 조금 다르지만 「정로환」으로 잘 알려진 동성제약도 최근 보건복지부의 무원칙한 기준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 복지부가 「정로환」이 보통명사로 단독으로는 상표등록이 안되는 점을 들어 모회사에 비슷한 이름의 제품 시판을 허가했기때문이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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