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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 “테러” 심증 굳혀/미 TWA여객기 공중폭발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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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 “테러” 심증 굳혀/미 TWA여객기 공중폭발 참사

입력
199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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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증언 등 정황으론 확실”/정부선 국민감정 고려 “신중”/팬암기 테러땐 7일후 결론섣부른 테러 단정으로 국민의 분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한 미 행정부의 신중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TWA 여객기 공중폭발에 대한 미 언론의 「테러 심증」은 굳어져 가고 있다.

목격자들이 전한 폭발양상이 폭발물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항공사고 전문가들의 견해, 사고기종인 보잉 747기의 높은 안전성, 언론사 등에 걸려 온 범행주장 전화 등을 근거로 폭탄테러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또 사고기가 폭발하기 직전 순간적으로 기체에서 섬광이 일었고 일정한 궤도를 그리며 비행기를 향해 날아가는 불빛을 보았다는 등의 증언에 따라 지대공미사일 피격설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기가 레이더 화면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것도 미사일 피격의 증거라는 주장이다. 미사일 피격설은 스팅어미사일 등 견착식 미사일을 해상에서 발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나 폭발당시 여객기의 고도가 휴대용 미사일이 미칠 수 없는 거리였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심증은 무성하나 분명한 결론이 없는 현재의 오리무중은 결국 블랙박스 회수와 여객기 잔해 등에 대한 조사로 물적 증거를 확보하기 전에는 쉽사리 해소되기 어렵다. 블랙박스가 폭발의 구체적인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나 여객기 잔해조사 결과를 더하면 100% 분명한 원인규명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기체 잔해나 유류품, 유해 조사로 폭탄테러 여부를 확정할 수 있는 것은 폭탄 폭발의 특성에 따른 것이다. 폭탄이 사방으로 터지는 순간 폭약 성분은 기체화해 터져 나간다. 그러나 금속판 등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표면을 만나면 급속히 수축돼 단단하게 굳는다. 옷이나 금속, 사망자 피부 등에 분자단위로 남은 폭약성분은 화학적으로 분석해 낼 수 있다. 또 폭탄 파편은 기체에 수많은 작은 구멍을 낸다. 이에 비해 엔진폭발 등 기계 고장에 의한 폭발은 동체에 넓게 갈라진 틈을 낸다는 점에서 폭탄폭발과 확연하게 구분된다.

기체잔해와 유해, 각종 유류품에 대한 정밀 조사는 빠르면 1주일, 늦으면 수주일이 걸린다. 88년 팬암기 폭발테러 때는 이같은 조사를 거쳐 7일만에 폭탄테러임을 밝혀냈다.<황영식 기자>

◎폭발현장 주변/에이즈감염 혈액상자 찾기 “비상”/구명조끼 착용 시체없어 순간폭발 반증/연결비행기 승객 비로 연착 화면하기도

미 TWA 여객기 폭발 추락 해역에는 18일 해안경비대와 민간 구조대 선박 150여척이 몰려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생존자는 찾지 못했다.

○…구조 관계자들은 잔해와 시체가 2.4㎞ 해역에 걸쳐 떠다니고 있다면서 구명조끼를 착용한 시체가 한 구도 수습되지 않는 것으로 미뤄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을 틈도 없이 여객기가 급작스레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해역 인근 롱아일랜드해변에 옮겨진 인양물중에는 4m 길이의 날개 잔해로부터 미국무부 마크가 선명한 외교 행낭, 지갑을 비롯한 개인소지품 등이 즐비했는데 주인을 잃은 한 엽서에는 독일어로 『애빌과 존, 너희들도 나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길 바래』라고 쓰여 있었다.

또 사고기에는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혈액 8ℓ가 실려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구조대측은 이 혈액이 든 흰색 컨테이너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스라엘 영국 등 외국공항에서 사용하는 미국산 첨단 폭발물 탐지기가 정작 케네디공항을 비롯한 대부분의 미국 공항에는 설치돼 있지 않아 구설수. 첨단 폭발물탐지기 CTX5000 생산업체인 테크놀로지사는 『가격이 100만달러이지만 수명을 고려할 때 승객 1인당 2달러에 불과하다』면서 승객의 안전을 뒷전에 미룬 미항공사들의 인색함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고기에는 당초 시카고로부터 오는 TWA 804편 승객들이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시카고에 내린 비 때문에 연착, 화를 모면했다. 이 비행기는 사고기가 이륙한 지 30분후에 케네디공항에 도착했는데 이때는 이미 폭발사고가 발생한 뒤였다.

○…애틀랜타시는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3만5,000명의 안전요원을 전면 경계상태로 유지하는 한편 공항 안전조치를 더욱 강화했다. 안전당국은 또 자살폭탄테러에 대비해 거리를 차단하고 콘크리트 장애물을 세우고 선수촌 담 위에는 레이저 와이어를 설치, 72년 뮌헨올림픽 참사와 같은 테러재발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지나친 경비강화로 올림픽축제가 「테러의 노예」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뉴욕·워싱턴·애틀랜타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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