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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앙일보 분리 “말로만”/1년8개월간 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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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앙일보 분리 “말로만”/1년8개월간 감감

입력
199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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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까지 지분매각” 94년 발표 불구/지분매각 등 약속이행기미 없어/승용차사업 겨냥 “계산된 공약”/분리돼도 실질 독립은 회의적삼성그룹이 중앙일보의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던 당초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삼성은 94년 12월5일 승용차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기술도입신고서를 정부에 제출하면서 「중앙일보 보유주식의 96년 완전매각」을 발표했으나 1년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삼성그룹의 중앙일보 보유지분은 변함이 없다.

19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관계사등 대주주의 중앙일보지분은 현재 이회장의 26.4%를 포함, 67.28%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이 중앙일보 주식매각을 약속할 당시 관계사등을 포함한 삼성그룹 대주주의 지분은 71.17%였다. 3%포인트가량의 감소는 그동안 삼성에서 완전 분리한 한솔그룹이 그룹과의 지분을 정리하면서 보유주식 8만4천주를 제3자에게 매각한데 따른 것이다. 삼성화재부회장인 이종기씨등 개인대주주들의 지분도 모두 삼성의 영향권에 있어 결국 삼성그룹의 중앙일보 지분은 약속 당시와 비교해 단 1주도 줄어들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또 중앙일보 분리와 함께 ▲그룹에서 파견된 중앙일보 경영진의 조기철수 ▲서현역사 처분 ▲호텔신라의 계열분리등을 밝혔으나 이 약속 역시 이행되지 않고 있다. 계열사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삼성코닝사장으로 있다가 중앙일보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홍석현사장은 여전히 중앙일보 최고경영자로 있다. 배종렬 부사장(전 그룹비서실 전무)과 송필호 상무(전 비서실 관리담당이사)등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이 중앙일보 분리를 약속했을 당시 국민여론은 삼성이 승용차사업 진출권을 확보한만큼 경제력집중 완화에 앞장서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중앙일보 지분을 전혀 매각하지 않은데다 경영진의 조기철수 약속마저 지키지 않았다.

삼성의 이같은 약속들은 애초부터 지키기 어려웠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회장을 포함한 대주주의 지분 모두를 삼성과 전혀 별개인 단체등에 기증하는 대결단이 취해지지 않는 한 삼성과 중앙일보의 지분을 맞바꾸거나 삼성과 무관한 경영진이 참여하는 형식의 정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일보가 갖고 있는 삼성그룹내 계열사의 지분은 제일기획 4.7%, 삼성전자 0.4%, 삼성라이온스 12.5%, 중앙개발 48.2%. 삼성과 중앙일보는 그룹내 계열사간 출자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다 인력면에서도 상당한 교환이 이루어진 상태다.

물론 삼성이 밝힌 96년중 보유주식매각의 「형식상 시효」는 남아 있다. 남은 5개월여중에 대타협이나 특별한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인력의 조기철수와 계열사 매각등 당시의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는 점등으로 미루어 약속 당시 기대했던 만큼의 분리작업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분리가 이뤄지더라도 형식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승용차 진출과 함께 밝힌 「중앙일보 보유주식의 완전매각」계획은 승용차사업에 일단 진출하고 보자는 삼성측의 계산된 공약이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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