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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동 교수 「광장을 읽는 일곱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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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동 교수 「광장을 읽는 일곱가지 방법」

입력
1996.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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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광장」 읽기 이색 비평서/접근방식따라 달라지는 작품의 맛 예시『광장에 이르는 골목은 무수히 많다. …어느 사람의 노정이 더 훌륭하다느니 하는 소리는 당치 않다』고 작가 최인훈씨가 말한 것처럼 소설 「광장」을 읽는 방법에도 여러 길이 있지만 우열을 논할 수는 없다. 좋은 작품일수록 다양한 접근과 여러 갈래의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강대 영문학과 김욱동 교수(48)의 「광장을 읽는 일곱가지 방법」(문학과 지성사간)은 한국문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 「광장」의 분석을 통해 다양한 읽기방식을 제시했다.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김교수는 200쪽분량의 「광장」을 일곱 갈래의 방법론을 통해 400쪽 분량으로 해부하면서 독자들을 비평의 광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김교수는 『문학방법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하나의 작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평의 여러 방법론을 보여주려 했다』며 『광장은 분단과 이데올로기 대립이라는 우리의 보편적인 삶의 모습을 그려 30여년이 지났지만 시대에 마모되지 않고 독자들에게 참신한 의미를 주고 있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광장」을 열번 이상 읽은 김교수는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좀 더 깊이있게 작품을 이해하려는 독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서역할이 그 하나이며, 두번째는 문학작품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 전문독자들에게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김교수가 「광장」에 접근한 방법론은 역사비평 형식주의비평 심리주의비평 사회학적비평 신화비평 구조주의비평 포스트구조주의비평 등이다. 이 중에서 주로 작가의 전기적 상황과 문학적 텍스트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역사비평은 가장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접근방법. 역사비평에 따르면「광장」은 북한에서 태어나 10대를 보낸뒤 월남한 작가의 경험, 7년간의 군대생활, 실향의식 등을 반영한 작품이다. 그러나 작품 안에서 의미를 찾는 형식주의 비평방법으로 보면 주인공 이명준의 자살은 흔히 평가하듯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부조리에 대한 깊은 절망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심리주의비평방법으로 분석하면 그는 심한 오이디푸스콤플렉스를 지닌 인물이다. 작품의 발표배경에 주목한 사회학적 비평방법에서는 「광장」을 4·19혁명이 가져다준 지적 분위기와 정치적 자유의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다.

김교수가 일곱 가지의 잣대를 들이댄 것은 단지 일곱이라는 숫자가 좋아서다. 우연하게도 작가는 「광장」을 일곱번이나 고쳐 썼다. 세계문학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60년 11월 「새벽」에 처음 게재된후 단행본으로 묶여진 「광장」은 현재까지 101쇄를 기록하는 등 30만부가 팔렸으며 90년대 들어서도 매년 2만여부씩 나가는 스테디셀러이다. 김교수는 『앞으로 그동안 공부한 외국이론을 바탕으로 국문학작품을 새롭게 해석해내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춘향전 홍길동전등 고전소설도 재해석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그러나 「광장」의 독자들에게 『비평방법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경험이라는 틀을 바탕으로 백지상태에서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충고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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