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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탑 교신없어 “테러 확실”/미 여객기 공중폭발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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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탑 교신없어 “테러 확실”/미 여객기 공중폭발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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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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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후 화염싸여 두동강 레이더서 사라져/일부선 연속폭발 미루어 기체고장 분석도미 정부당국은 TWA 여객기 공중폭발에 대해 항공기 기체고장 등에 의한 단순 사고와 테러 가능성 어느 쪽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한 태도이다.

그러나 테러 전문가들은 폭발 및 추락 상황으로 보아 테러사건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 우선 폭발이 일어날 당시 조종사와 관제탑간에 아무런 교신이 없었고 항공기가 이륙직후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는 점이다. 통상 기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관제탑과 교신을 취할 여유가 있게 마련이다.

또 하나는 비행기가 폭발한 상황이다. 목격자들은 비행기가 공중에서 거대한 불덩이로 변해 두 조각으로 떨어져 나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은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면서 처음에는 비행기가 대형 불덩어리로 변했다가 6개의 사각형 모양의 작은 불덩어리로 나뉘어 바다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88년 폭탄테러로 공중폭발한 팬암 747 여객기도 이륙직후 폭발한 뒤 공중에서 거대한 불덩이로 변했다. 더욱이 보잉747 처럼 대형 여객기가 단순 폭발로 공중 폭파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현재 폭탄테러 검색기술 수준으로 볼 때 플라스틱 시한 폭탄 등을 항공기 화물칸에 몰래 반입시켜 테러를 자행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발이 테러에 의한 것이라면 범인이 폭탄을 몸에 지니고 들어가서 자살테러를 감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번 폭발 상황이 일회성이 아니라 연속 폭발이었다는 점으로 볼 때 엔진이상으로 화재가 발생, 날개·연료통 등으로 옮겨붙어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또 구명조끼가 부풀어 있었고 버클이 채워진 채 물위에 떠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은 승객들이 추락사실을 미리 알았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만약 테러일 경우 누가 테러를 자행한 것인지 또 무엇을 노린 테러인지 등이 밝혀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이틀 후 개막되는 올림픽과 일정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정도다.

미정부는 확실한 단서가 나타날 때까지는 어떤 단정도 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발생한 오클라호마 연방건물 폭파사건 당시 테러범을 아랍계로 지목했다가 나중에 미국내 무정부주의자들 집단인 민병대의 소행으로 밝혀져 톡톡히 망신을 당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일이 테러범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올림픽 진행에 악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섣부른 판단을 하지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조재우 기자>

◎폭발 원인 밝힐 열쇠/블랙박스 회수 총력

TWA기 공중폭발의 원인이 테러인지 기체고장인지의 여부를 최종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은 블랙박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박스에는 조종실의 무선교신내용과 운항기록이 담겨있어 테러를 자처하는 인물이나 집단이 등장하기 전에는 단서가 이것 뿐인 셈이다.

하지만 사고기가 해상에 추락, 이 블랙박스를 찾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월 도미니카공에서 보잉 757기가 추락했을 당시 블랙박스를 찾는데 수백만 달러가 투입됐다. 미 해군은 당시 첨단 전자장비와 무인 잠수함을 동원해 블랙박스를 찾아냈다. 무인 잠수함은 2만피트의 깊은 바닷속에서도 탐사 작업이 가능하다. 미해군은 현재 이 블랙박스를 찾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조재우 기자>

◎사고기/71년 제작 747중 가장 노후

사고 비행기는 제작된지 25년이나 된 보잉 747―100기이다. 이 사고기는 제작된 747―100기중 가장 노후한 것으로 71년10월 이스턴항공사에 인도됐다가 다시 TWA사로 넘겨졌다. 폭발한 사고비행기는 날개길이가 약 56.5m, 동체길이 65.3m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상업용 제트기중 하나로 최대 450명의 승객을 실을 수 있다. 보잉사는 지금까지 제작된 5종의 747기 1,800대중 250대가 747―100모델이라고 밝혔다.

◎TWA사/경영정상화 눈앞서 또 눈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사중의 하나인 TWA사는 이날 상오 맥도널 더글러스사로부터 15대의 제트여객기를 임대할 계획이라는 장밋빛 계획에 꿈이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이날 저녁에는 자사 항공기의 폭발사고라는 예기치 않은 엄청난 재난을 동시에 맞게된 것이다. TWA사는 지난 3년간 2번의 파산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있었으나 이번 사고로 상당기간 지체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조희제 기자>

◎88년 팬암기사건/플라스틱 폭약 옷가방 숨겨 반입/뉴욕가던 도중 폭발 270명 숨져

미 TWA기 공중폭발이 테러범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88년 팬암기 공중폭발 사건이후 최대의 항공기 테러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팬암기 사건은 88년 12월21일 승무원 포함 탑승객 259명을 싣고 런던을 출발, 뉴욕으로 향하던 미팬암사 103편 보잉 747기가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커비 마을 상공에서 폭탄테러로 공중 폭발한 사건이다.

탑승자 전원은 물론 파편이 떨어진 마을 주민 11명까지 총 270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였다. 피해당사국인 미국과 영국은 이후 3년간 3,000만달러의 거액을 들여 범인추적에 들어갔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스코틀랜드 경찰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은 범인이 플라스틱 폭약을 사용한 것을 밝혀냈고 추락 현장에서 플라스틱 폭약이 숨겨졌던 일제 도시바 라디오 회로기판의 파편을 찾아냈다.

수사팀은 이후 플라스틱 폭약 400g이 든 라디오와 기폭장치가 옷가방에 숨겨져 여객기에 반입됐다는 것과 옷가방을 수송한 범인 2명이 리비아의 정보요원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리비아는 범인 인도를 계속 거부, 92년 4월이후 미국 주도 유엔안보리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조재우 기자>

◎민항기 주요사건·사고

▲83.9.1=대한항공 보잉747기, 사할린 인근 상공에서 격추, 269명 사망

▲85.6.23=인도항공 보잉747기, 아일랜드 해안에서 폭탄테러로 폭발, 329명 사망

▲85.8.12=일본항공(JAL) 보잉747기, 오쿠라(소창)산에 추락, 520명 사망

▲87.11.29=대한항공 보잉707기, 북한의 폭탄테러로 폭발, 115명 사망

▲88.7.3=이란항공 A300기, 걸프해역 상공에서 미국 군함 빈센스호에 의해 오인 격추, 290명 사망

▲88.10.21=팬암 보잉 747기, 스코틀랜드서 폭탄테러로 폭발, 270명 사망

▲94.4.26=중국민항 A300―600R기, 일본 나고야(명고옥)공항에 착륙중 폭발, 262명 사망

▲94.9.8=미유에스에어 보잉737기, 피츠버그공항 인근에서 추락, 132명 사망

▲95.12.18=자이르 여객기, 앙골라 북부지역에 추락, 141명 사망

▲95.12.20=미 아메리카항공 여객기, 콜롬비아 산악지대에 추락, 159명 사망

▲96.1.8=러시아 안토노프―34 화물기, 자이르에 추락, 주민등 350명 사망

▲96.2.7=독일민항 보잉757기, 도미니카공 해상에서 추락, 189명 사망

▲96.3.2=페루민항 보잉737기, 안데스 산맥 남쪽지역에 추락, 12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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