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현안에 원칙론 펴 예봉 피해/간간이 잘못도 시인 “진실성” 평가「세련된 답변기법, 그러나 핵심을 피해간 답변내용」
15, 16일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처녀답변을 한 이수성 국무총리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자의든 타의든 그는 여권의 차기대권후보군의 한 사람으로 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총리는 민감한 정치현안이나 중요정책에 관해 새로운 방향이나 소신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당정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했고,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원칙론」으로 예봉을 피해갔다. 내각제개헌, 검·경중립화, 지방자치 단체장의 공천문제 등에 대해선 주로 『정치권이 결정할 문제』 『총리가 답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 그래서 야권일각에서는 『이총리 역시 대독총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총리의 이틀간 답변은 단 한차례의 사단도 없이 일단 순항했다. 특유의 능숙한 화법과 진지한 태도덕분이다. 그는 야당의 주장을 사실상 반박하면서도 반드시 우회적 표현을 사용, 야당측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했다.
예컨대 국민회의가 제기한 거국내각구성과 관련,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으나 제 생각으로는…』이라는 단서아래 『거국내각은 우리정치가 지향하는 책임정치와는 상치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간간이 정부의 잘못을 시인하고 이에대한 소신을 밝히는 진실한 면모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대목이다.
『부처간 혼선으로 국민에게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 『통일부총리의 잦은 교체는 일관된 통일정책 추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한 것이 그것이다. 그는 또 야당소속 구청장의 구속수사에 대해 『교수시절부터 불구속수사가 원칙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과거 총리에게서는 엿볼 수 없던 이같은 이총리의 「정치력」은 그의 향후위상강화와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유성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