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연주 숱한 대가 배출… 국내서도 기념행사올해로 50주년을 맞은 다름슈타트현대음악제가 28일∼8월14일 독일 서부 헤센주의 작은 도시 다름슈타트에서 열린다. 진보적인 새 음악을 표방하며 46년 시작, 69년까지 매년 개최되다 70년부터 격년제로 바뀌어 이번이 38회가 된다. 이 음악제는 현대음악의 실험실이자 동시대를 호흡하려는 음악인들의 용광로가 되어왔다. 그 결과 현대음악이라면 다름슈타트를 떠올리게 됐다. 전세계 수백명의 작곡가와 연주자들이 모여 음악을 토론하고 공부하고 발표하면서 현대음악의 좌표를 읽는다.
공식 프로그램은 작곡가들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강의하는 작곡가포럼, 연주자들이 현대음악 연주기법을 설명하고 들려주는 세미나음악회, 악기별 창작곡 발표회로 나뉜다. 행사가 진행되는 약 2주동안 먹고 자는 시간을 빼면 온통 음악이 지배한다. 몇날 며칠씩 격론이 이어지고 신진작곡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연주가들은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위촉하는 등 치열한 음악 생산 현장이 공연장과 스튜디오, 거리 곳곳에서 수없이 벌어진다.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낯선 음악가가 이를 통해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한다. 윤이상과 백남준이 그러하다. 메시앙, 바레즈, 베리오, 케이지, 리게티, 노노, 슈톡하우젠, 크세나키스 등 숱한 대가들이 학생이나 강사 신분으로 이 곳을 거쳐갔다.
올해 작곡가포럼은 오늘날 신세대 작곡가군을 대표하는 영국작곡가 퍼니휴를 비롯해 슈톡하우젠, 림 등 총 11명의 대가가 진행하는데 재독 여성작곡가 박영희가 한국인으로는 처음 강사로 초대됐다. 다름슈타트현대음악제는 한국 작곡가들에게도 현대음악의 중요한 학습장이 되어왔다. 57년 백남준이 참가한 게 처음이다. 연주자로는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이예찬이 훌륭한 연주자에게 주어지는 종신참가 자격을 갖고 있다.
올해는 28일∼8월14일의 본 행사 외에 지난 반세기를 돌이켜보는 사진전, 영화, 음악회 등 성대한 기념행사가 지난 14일 개막, 황병기의 「미궁」 백남준의 비디오 퍼포먼스가 첫 날 공연에 포함됐다. 기념행사는 10월3일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주한독일문화원 주관으로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제 50주년을 기념하는 회고전 및 음악회가 10월에 열릴 예정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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