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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최성자 생활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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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최성자 생활부장(메아리)

입력
1996.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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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말이 있다. 지금 장년 이상의 한국사람들은 오랫동안 험하게 일해 왔다.너무 가진 것 없이 살았기 때문에 먹고 입고 쓰는 것을 충족하는 일이 급했다. 이제 배가 부른 뒤엔 오랜 꿈을 실현시키는 것이 중요한 삶의 목적이 됐다.

그 꿈은 노는 것이었다. 사람은 놀이하는 동물이라는데, 학교에서 공부하고 회사에서 일하느라고 놀지를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산 뒤엔 전국 안가본 곳이 없을 만큼 놀러 다녔다. 여러 차례 명산과 유적지를 다녀본 지금 국내에서 노는 것은 시들해졌다. 국내의 관광산업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가서 볼 것과 쉴 곳을 거의 가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는 것을 사치로 여기는 사람들이 아직 정책결정과 행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지 관광산업화가 안된 국내 여행길은 고생길과 다름이 없다.

이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외국 여행이 됐다. 쓸만큼 돈은 있으니 못갈 것도 없다. 세계 여행은 고생하던 시기에 키워온 가장 원대한 꿈이었다. 외국말을 배우지 못해도 안내인만 있으면 돌아 다니는 것이야 못할 게 없다. 안내하는 대로 돈만 쓰면 되기 때문에 노는 방법을 따로 배울 까닭이 없다.

자식 손자에게도 외국 여행을 가도록 했다. 『아무래도 말 한마디 더 배우고 시야라도 넓어지지 않겠는가?』 돈도 풍성히 줬다.

지금 「개같이 번 돈」이 외국에서 물쓰듯 나간다. 고급스런 상품들을 사재기하거나 보신 음식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고, 나라 안에서 못느끼던 긴장감을 카지노장에서 맘껏 누린다. 이처럼 돈 쓰고 망신하는 여행철이 한창이다. 언론에선 한탄만 할뿐 관광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산업중 하나가 관광산업이 됐다. 관광산업의 후진국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관광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말을 중앙과 지방정부, 그리고 국회가 진지하게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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