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묘묘한 바위와 신비의 동굴/바다에 떠있는 수천개섬은 “환상”동양화 속으로 걸어들어온 것일까. 수천개의 섬들이 둥근 호를 그리면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구름이 그 사이를 비껴간다. 바다는 잔잔해서 뭍위에 있는 듯하다. 배를 저어 앞으로 나가면 새로운 섬이 나타나고 그 섬을 지나치기도 전에 다른 섬이 다가온다. 배를 저어갈 때마다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풍경은 동양화 병풍에 둘러싸인 듯 어느 순간 어느 방향으로 보아도 그림이다.
고요한 바다를 가르며 다가오는 땐난(베트남 고유의 대나무껍질 조각배), 배에 얼른 밧줄을 묶고 펄떡이는 생선과 바닷가재 게를 사라고 조르는 베트남 어부의 목소리가 이 경치가 현실임을 일러줄 뿐이다.
이곳은 베트남 동북쪽의 다도해 할롱베이.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일 뿐 아니라 1950년 프랑스 아세트출판사가 선정한 「세계의 불가사의」이기도 하다. 1,500㎢ 바다에 3,000여개의 섬이 흩어져 있다고 하는데 정확한 섬 숫자는 누구도 모른다. 이름이 있는 섬만 1,000개. 싸우는 닭섬 개섬 낙타섬 코끼리섬 등 기기묘묘한 바위섬과 나비동굴 말뚝동굴등 신비스런 동굴이 눈길을 끈다. 전설에 따르면 외세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베트남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하느님이 용을 보냈는데 그 용이 내린 곳이 바로 하룡, 즉 할롱이며 용틀임때문에 수천개의 섬이 생겼다고 한다. 실제로 1288년에 베트남의 쩐흥다오장군이 이 지형을 활용하여 몽골군을 물리쳤다.
할롱베이가 외국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19세기 프랑스 식민지가 되면서부터이다. 최근에는 프랑스 영화 「인도차이나」의 배경으로 나와 전세계의 관광객들이 더욱 몰린다고 한다.
유람선 선착장에서 배를 타는데 시간당 5달러만 내면 20인승 배 한척을 통째로 빌릴 수 있다. 5시간 정도 빌리면 식사 한끼도 무료 제공한다. 배에서 잠까지 자며 세끼 식사도 제공받는 침대유람선은 1인당 하루 2달러를 받는다. 『유인도가 많아 유럽이나 호주에서 온 가족들은 침대유람선 한척을 세내어 일주일이나 한달동안 섬마다 다니며 해수욕과 바다낚시를 즐긴다』고 유람선 선장 무웬 반 중씨(45)는 들려준다. 장기임대일수록 가격이 싸서 이때 임대료는 식사를 포함하여 배 한척당 하루 6달러이다.
하노이에서 동쪽 180㎞ 지점이며 자동차로 4시간 정도 걸리므로 현지에서 1박을 할 만하다. 침대 냉장고 텔레비전 에어컨 샤워시설을 갖춘 깔끔한 호텔이 2인1실 38달러짜리부터 있다.
서울―하노이는 베트남 항공(02―757―5477)이 주당 2회 직항하며(4시간 소요) 인도차이나 전문인 문화항공여행사(02―703―7031∼4) 안다만항공여행사(02―565―3151)등이 패키지 상품을 팔고있다. 하노이에서는 베트남 최대의 특급호텔인 하노이대우(02-317-3014)가 10월까지 30% 할인가격에 투숙객을 받고 있는데 9월부터 현지 패키지여행을 운영할 계획이다.<하노이=서화숙 기자>하노이=서화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