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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무선사회 「클락」(아마추어무선 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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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무선사회 「클락」(아마추어무선 HAM)

입력
1996.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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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000명 “우먼파워”/맹렬한 봉사활동… 세계대회 유치도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의상실을 경영하는 이영순씨. 이씨는 저녁 집안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실끝에 있는 작은 방을 찾는다. 책상 위에 가지런히 정리된 아마추어무선(HAM) 장비에서 흘러나오는 칙칙 소리가 반갑기만 하다. 남편따라 배운 햄이지만 이제는 남편보다 무선장비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다.

햄을 즐기는 여성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우먼파워가 드높다. 햄에 심취해 있던 10명의 여성들이 84년 결성한 한국여성아마추어무선사회(KLARC)는 이제 회원이 2,000여명에 이른다. 대부분 남편을 따라 햄을 배웠지만 이제는 전국조직을 갖추고 맹렬한 활동을 벌여 손꼽히는 동호회로 발돋움했다. 클락은 1년에 한 번씩 「공개 햄운영대회」를 열어 전국의 회원들이 교신하며 정보를 주고 받는다.

더 중요한 것은 봉사활동이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고양 홍수사태와 같은 대형 사고현장을 누비며 인명구조 활동에 나섰다. 클락회원들은 여성특유의 세심한 활동으로 사고현장에서 「어머니」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 경로당을 방문하거나 경로잔치를 정기적으로 열어 노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과천 경마장에 서초노인회 50여명을 초청, 경로잔치를 마련했다. 자선모금 바자회를 통한 불우이웃돕기도 빼놓을 수 없는 행사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클락 회원들은 매우 친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인지 친목활동인지 분간되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이라고 자랑했다.

클락회원들은 집안일에도 햄을 적극 사용한다. 퇴근시간이 지난 남편을 호출하거나 시아버지와의 급한 통화도 햄을 이용한다. 회원 윤인숙씨는 『햄은 교신되지 않는 일이 없기 때문에 급히 연락할 때 최선의 통신수단』이라고 극찬했다.

클락은 국내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6월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4차 세계여성아마추어무선사회(WWYL) 대회에 참가한 이회장과 채도숙 전회장 등은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 2000년 제5차 WWYL대회를 서울에 유치한 것이다.

채씨는 『오사카대회 때만 해도 「코리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WWYL대회를 유치한 것은 우리나라 50여년 햄역사에 가장 큰 일』이라고 말했다. 클락은 WWYL추진위원회를 구성, 4년동안 대회를 차분히 준비할 계획이다. 그러나 모든 경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재원마련이 큰 걱정이다.

이회장은 『협찬사를 끌어들여 재원을 마련,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대부분 결혼해 30∼40대가 주류인 클락회원들은 햄에서 여성을 지칭하는 「영레이디」처럼 도전과 젊음이 넘치는 영원한 「20대 아가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의바른 아마무선 요령/CQ­무교신때 무선국호출 시작 의사/채팅­대화 일단락 기다린뒤 브레이크

아마추어무선은 「CQ」와 「브레이크」로 시작된다. CQ란 「콜링 애니 스테이션」이란 의미로 일반무선국을 호출하는 것을 말한다. 즉 교신하겠다는 신호이다. 그러나 아무때나 CQ를 내서는 안된다. 무전기에 앉자마자 바로 CQ를 내는 것은 갓길에서 혼잡한 도로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파를 보내려면 먼저 수신기 앞에서 상대국의 교신여부를 들어봐야 한다. 몇 분 동안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 또렷하고 천천히 CQ를 내면서 교신의사를 표현하면 된다.

외국과 교신하려 할 때는 「CQ DX」를 부르면 된다. CQ를 내도 반응이 없을 때는 기기나 안테나를 살펴봐야 한다.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주파수를 옮겨 재시도하는 것이 좋다.

교신중에 끼어드는 것을 브레이크라고 한다. 브레이크는 일종의 채팅이다. 브레이크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두 무선국이 한창 교신중일 때 느닷없이 끼어들어서는 곤란하다. 대화가 일단락될 때까지 기다린 뒤 적절한 시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 예의이다. 브레이크를 거는 방법은 「브레이크 여기는 ○○○」라고 간단히 말하면 된다. 호출부호를 대지 않고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김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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