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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빈혈 김상원군 소생의 빛/성금 1,500만원 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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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빈혈 김상원군 소생의 빛/성금 1,500만원 답지

입력
1996.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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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넘기고 여의도성모병원 치료차 상경이름없는 이웃들이 힘없이 꺼져가던 18세 청년의 생명에 활력을 불어 넣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강원 태백시 황지고교 3년 김상원군이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는 딱한 사정이 소개되자(본보 5월25일자 소리면) 사랑의 손길이 이어져 기적적인 소생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12일 상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기 위해 김군과 함께 상경한 어머니 최명업씨(45)는 『상원이의 고통을 보면서도 치료비가 없어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며 『1,500만원에 가까운 큰 돈을 보내주신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군에게 병마가 닥친 것은 지난 4월. 이 병은 골수가 적정량의 혈구를 생성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생명을 위협한다. 김군은 발병초기 막대한 수술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어 치료는 꿈도 꾸지 못했다. 평생 광원으로 일한 아버지 김복수씨(49)는 진폐증에 걸려 누워있고 어머니 최씨도 오랜 당뇨병으로 몸조차 가누기 힘든 형편이었다.

더구나 김군은 『제 병은 고치기 힘드니 병원비 구할 생각 말고 아빠, 엄마의 병부터 치료하세요』라며 오히려 부모를 위로,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담임교사 권성혁씨(41)가 학생들과 태백시에서 가두모금운동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이같은 사정이 본지에 보도되자 독지가들의 성금 1,480만원이 본사와 학교 병원에 답지했다.

이 돈으로 김군은 면역억제치료를 받아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병원을 방문해서 김군을 격려한 사람들은 신원을 밝히지 않은 독자들이 대부분. 한 중소기업인은 자신과 친목회원들이 모은 돈이라며 1,200여만원을 쾌척하고도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주치의인 여의도성모병원 한치화 혈액종양내과 교수(43)는 『김군은 초기에 치료를 받아 백혈구수가 정상인보다도 많아져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김군의 얼굴에는 핏기가 돌아오고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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