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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두 길” 화제의 맞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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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두 길” 화제의 맞수

입력
1996.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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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공방/이수성 총리·이수인 의원/애정·격조있는 문답… 의석에 화기1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동생인 이수인 의원이 통일 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이고 친형인 이수성 총리가 답변을 했다. 형제간의 질문, 답변은 의정사상 처음있는 일로 여야의원들은 물론 방청석의 일반인들까지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전반적으로 애정어린 질문, 격조있는 답변이 오가면서 형제의 우의가 돋보였고 이를 보는 의석에서는 미소가 번졌다. 이의원은 단상으로 나오면서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는 이총리에게 깍듯이 인사했고 이총리는 웃음으로 답례했다.

이의원은 질문 서두에 『형님 총리에 질문하게 돼 상쾌하다』며 『88세 미수를 앞둔 어머님이 곤란한 질문은 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국정무대에 선만큼 비판자의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의원은 『교수출신인 제가 총장출신인 총리에게 점수를 매긴다고 생각해 달라』며 본론에 들어갔다. 이의원은 『흡수통일 위협을 하면서 남북대화 재개를 요구하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니냐』고 따지고 『4자회담 추진과정에서 대북주도권을 상실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답변에 나선 이총리는 『이런 일이 과거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형제건, 제자건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총리는 그러나 다른 의원들에게 붙이던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쓰지 않자, 야당의석에서는 『왜 존경한다는 말을 안쓰느냐』는 조크가 나오기도 했다.<이영성 기자>

◎별들의 대결/박세환 의원·천용택 의원/순수 군사논리·정치적 해석 대조

15대국회 첫번째 별들의 대결이 16일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벌어졌다. 예비역 육군대장인 신한국당 박세환 의원과 육군중장 출신인 천용택 의원이 자신들의 친정을 상대로 안보대결을 펼친 것이다. 그러나 질문내용은 박의원이 순수한 군사논리로 접근한 반면 야당인 천의원은 정치적 해석이 강해 대조적이었다.

이날 박의원은 11번째, 천의원은 6번째 질문자로 나서 3군 균형발전, 사기진작, 북한위협에 대한 대처능력등 국방현안을 조목조목 따졌다. 군출신답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의 대부분을 군문제에 할애했다.

하지만 박의원은 해군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방위비중 전력정비비 감소를 지적하는등 군내 현안을 부각시켰다. 천의원은 2월 독도 근해 해·공군합동훈련을 4·11총선을 앞두고 여당에 유리한 투표를 유도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에서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군 사기저하의 원인에 대해서도 박의원이 낮은 정년을 지적했으나 천의원은 편파인사로 돌리는등 두사람은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3명뿐인 15대국회 군출신 신인의원중 이들은 모두 전국구이다. 이들은 현 정부들어 승승장구한 케이스. ROTC1기인 박의원은 ROTC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장이 되었고, 천의원은 초창기 내각의 국가비상기획위원장(장관급)으로 각각 발탁되었다.

군 경력은 육사 16기인 천의원이 19기에 해당하는 박의원보다 3년 선배.<손태규 기자>

◎안기부 출신/김덕 의원·이동복 의원/「보수」 잣대 불구 접근방식은 판이

신한국당의 김덕 의원과 자민련의 이동복 의원은 문민정부출범첫해만 하더라도 정부의 통일·외교·안보분야를 다루던 안기부의 부장과 특보신분이었다. 경기고 동문이자 한솥밥을 먹던 동료이기도 했던 두 사람이 16일에는 「친정」을 향해 송곳질문을 던지는 의원으로 입장이 1백80도 변했다.

각당이 자랑하는 안보분야의 간판급 논객인 두 사람은 이날 정연한 논리와 해박한 지식을 무기로 정부의 대북정책전반을 파고들었다. 물론 이들이 동원한 잣대는 「보수」라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해석과 접근방식은 여야의 큰 간극만큼이나 판이했다. 안기부장에 이어 지난해 초까지 통일부총리로 일했던 김의원은 「총론찬성·각론비판」의 방식을 택했다. 이와 달리 이른바 「훈령조작파문」으로 93년말 문민정부대열에서 불명예퇴진했던 이의원은 「총·각론에 대한 전면비판」의 방법을 구사했다.

김의원은 이날 대북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 필요성을 강조한후 『북한의 안정적 변화(개혁)를 의도한 대북지원이 오히려 북한의 변화없는 체제안정만을 가져와 새로운 긴장관계를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이에 반해 이의원은 현정부의 통일정책이 북한이 거부하는 흡수통일을 북한과의 합의를 통해 이루겠다는 이율배반적인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비판한후 『합의통일은 물론 흡수통일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해야한다』며 개헌의 필요성까지 제기했다.<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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