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신라 대표적 사찰 복원불사 마땅”/당국 “고증 어려운 상황선 현상보존 중요”『폐사지는 복원하는 것이 진정한 문화재보존이다』 『고증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현상보존이 중요하다』 최근 불교계가 건의한 경주 황룡사와 감은사의 복원문제에 찬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불국사주지 설조 스님은 지난 9일 청와대에 「황룡사와 감은사 복원불사 청원서」를 제출했다. 설조스님은 『한국불교의 호국정신이 깃들어 있고 귀중한 문화재가 다수 출토된 신라의 대표적 가람을 방치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동안의 발굴조사자료와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원형에 가까운 복원이 가능하므로 복원불사가 이루어지도록 배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신라불교문화가 이룩한 최대 성과로 꼽히는 두 사찰의 복원문제는 50년대이후 꾸준히 제기된 불교계의 숙원이었으나 고증문제와 예산난, 문화재관리법의 규제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
신라 진흥왕때인 서기 569년 완공된 황룡사(현재 경주시 구황동)는 대지 1만여평에 높이 80m의 9층 목탑, 세 채의 금당, 강당 등으로 이루어진 신라 최대규모 사찰. 고려 고종 25년인 1238년 몽골군의 침공때 소실돼 절터와 석탑 일부만 남았다.
경주시 양북면 용당리에 있던 감은사는 서기 681년 신문왕이 부왕 문무왕의 뜻에 따라 창건한 호국사찰이었으나 현재 국내 최대의 석탑인 삼층석탑(국보 제112호)만 남아 있다.
복원론자들은 사찰문화재가 중창·중건을 통해 전승됐음을 지적한다. 동국대 고고미술사학과 장충식교수는 『문화재 보존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자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시대정신을 부여,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고증 가능한 부분을 토대로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계는 복원작업이 지역의 문화·관광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제력 성장으로 복원비용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감은사의 경우 부처님 진신사리가 발견돼 신앙적 관점에서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국은 「추정복원」이 문화재 보호가 아닌 훼손이라며 불확실한 복원보다는 문화공원 형태로 가꾸어 보존하고, 발굴이 중단된 황룡사지의 경우 기술향상 여부에 따라 추가발굴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도쿄(동경)대에서 황룡사 조영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동현 국립문화재연구소장도 『사찰복원은 폐사지가 아닌 오늘날까지 존속되는 사찰에 한해야 한다』며 『충분한 고증이 가능하기 전까지 성급한 복원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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