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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 지배한다(세상이 변한다 사회가 변한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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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 지배한다(세상이 변한다 사회가 변한다:6)

입력
1996.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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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통제 “보이지않는 권력”/국경없는 정보홍수시대… 자칫하면 노예될판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미디어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돼가고 있다. 각종 멀티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현대인에게 마치 모세혈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시공을 확장해 가는 미디어의 세계는 눈이 돌 지경이다. 수용자가 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미디어는 생활을 규율하고 통제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중소무역업체 판매부장인 최모씨(45) 가정.

라디오방송을 통해 가장 안 막히는 길로 출근한 그는 일간지와 경제잡지를 살펴보며 새로운 판촉 아이디어를 얻는다. 컴퓨터로 수산시장의 꽃게값 시세를 확인한 부인 유모씨(41)는 케이블 TV를 통해 지난 주말 놓친 드라마를 보고 아들(17)에게 필요한 교육방송을 녹화한다. 아들은 귀가 후 좋아하는 가수의 뮤직비디오와 위성방송수신기가 달린 TV로 홍콩스타TV 쇼를 본다.

「변하는 세상, 변하는 사회」에 미디어의 위력은 가히 가공할 만하다. 90년대의 중요한 사회적 사건 중 한가지를 「서태지신드롬」이라고 주저없이 꼽는 것은 매스미디어가 양산한 대중문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멀티미디어 사회에서 도서관·미술관·영화관은 시공을 넘어 안방으로 옮겨져 가고 화상회의와 화상전화가 곧 보편화할 전망이다. 안방에 즉각 전달되는 광고의 홍수는 구매력을 좌우하며 TV드라마는 유행과 사회풍조, 새로운 언어문화를 창조한다. 학생들은 가정에서도 각종 멀티미디어를 통해 공부를 한다. 인터넷과 위성방송은 커뮤니케이션의 국경을 이미 무너뜨린지 오래다.

그러나 멀티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은 집단적 유대감과 쌍방적 의사소통을 파괴하고, 수용자들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과잉으로부터 정보선택과 판단에 어려움을 느낀다.<유병률·이영태 기자>

◎전문가 진단/조형제 교수·울산대 사회학과/정보 올바른 판별·활용능력 중요

현대사회는 정보와 상징이 지배하는 사회다. 미디어는 정보와 상징을 단순히 전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공하고 변형하며 심지어는 창조한다. 일상생활에서 멀티미디어에 의존하는 정도는 가공할 만큼 커져가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정보를 올바르게 판별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현대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고립된 채 상징 조작의 단순한 대상으로 전락하거나 정보수용의 편차정도에 따른 상반된 계층군을 만들어낼 우려가 있다. 객관적 현실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공동으로 변화시켜가는 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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