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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평화 물거품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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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평화 물거품위기

입력
1996.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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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교도 폭력 전역 확산 무법천지 기미/영­아일랜드 정부 해결공조 “한가닥 희망”「피와 공포의 과거로 회귀할 것인가」 94년 10월 신·구교도 양측간의 극적인 휴전 합의로 이끌어 냈던 북아일랜드의 평화가 기로에 서 있다. 7일 북아일랜드 최대도시 벨파스트에서 영국계 과격파 신교도들의 시위행진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이번 북아일랜드 소요사태는 13일 구교도 1명이 숨지고 14일에는 에니스킬렌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하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 들고 있다.

영국정부는 10일 1,000여명의 병력을 추가 파견, 북아일랜드 주둔군을 82년이후 최대 규모인 1만8,500명까지 늘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한번 고삐가 풀린 주민들간 폭력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형편이다. 벨파스트를 비롯, 제2의 도시 런던데리 등 북아일랜드 전역으로 차량방화와 사제폭탄 투척 등 폭력사태가 확산되며 과거와 같은 「무법천지」로 되돌아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폭력사태는 휴전이후 「본바닥」에서 처음 터졌다는 점에서 그동안 진전된 평화노력이 일시에 물거품이 될 우려마저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신교도들의 시위는 지난달 10일 개막된 북아일랜드 범정파간 평화회의에서 인구중 60%를 차지, 다수인 자신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안된데 따른 불만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영국은 당초 평화회의를 공동후원하는 아일랜드정부와 신·구교도 양측의 주장을 「균형있게」 다루기로 합의했었다. 때문에 회의는 애초부터 어느 한쪽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좌초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더욱이 구교 강경파 아일랜드공화군(IRA)측이 휴전을 일방 파기하며 2월부터 런던등 영국내에서 테러를 재개, 그동안 신교 과격세력들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 이들은 『우리도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폭탄테러를 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별러 왔다.

폭력사태에 대한 구교측의 반발도 거세다. 회의에 참여한 구교 최대세력 사회민주당(SDLP)은 영국정부가 시위를 허가해준 데 항의, 개별 회담을 제외한 전체회의에서의 철수를 위협했다. 아일랜드정부 역시 편파성과 미온성을 지적하며 영국정부에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어두운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비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선 IRA측이 이번 에니스킬렌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즉각 부인하고 나선 점이다. 영국과 아일랜드정부도 평화회의와는 별도의 회담을 금주중 열어 사태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포없는 일상의 삶」을 염원하는 주민 대다수의 바람이 크다는 것이 낙관적 전망을 갖게하는 가장 중요한 배경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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