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코끼리 절묘하게 이용 창의력·유머 뛰어나「광고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43회 프랑스 칸국제광고제에서 돈을 별로 들이지 않고 제작된 네덜란드 위넨&케네디사의 레슬레 롤로 캔디광고가 엄청난 물량을 투입한 나이키의 「지옥의 전사들」광고를 물리치고 필름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최근 59개국의 4,300여 작품이 참가한 이번 광고제에서 롤로 캔디광고가 그랑프리를 따낸 것은 한마디로 「어린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꺾은 것에 비교된다.
롤로 캔디광고는 흑백화면으로 동물원에서 한 어린이가 먹고 있던 롤로 캔디로 아기코끼리를 놀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기코끼리가 캔디를 먹으러 다가서지만 어린이는 마지막 남은 캔디를 줄듯말듯 잔뜩 약을 올리다가 자기가 날름 삼킨다. 컬러화면으로 바뀐 장면에서는 예전 그 어린이였던 청년이 롤로 캔디를 먹으며 길을 걷다가 지나가는 서커스단 코끼리떼를 만난다. 한 코끼리가 갑자기 청년에게 다가와 코로 빰을 때리고 가버린다. 광고는 「마지막 한 알이 남았을 때 행동에 조심하세요」라는 자막과 함께 끝난다. 코끼리가 수십년동안이나 기억할 정도로 캔디의 맛이 기막히다는 내용이다. 광고의 3B요소인 동물(beast), 어린이(baby), 미인(beauty)중 두가지를 절묘하게 이용한 성공작으로 평가받았다.
나이키의 「지옥의 전사들」광고는 컴퓨터그래픽까지 동원하는 등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한 작품. 에릭 칸토나(영국)를 주축으로 한 축구스타들이 지하 유령들과 겨루어 물리친다는 박진감 넘치는 내용이다.
마이클 콘래드 심사위원장은 『롤로광고는 기술과 자본의 힘보다 창의력과 유머를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작품도 이번 광고제에 필름부문 1건, 인쇄부문 2건등 모두 3건이 예선에 올랐다. 필름부문에서는 코레드의 대우 프린스광고가, 인쇄부문에서는 제일기획에서 만든 임산부의 금연광고와 삼성 카세트광고가 각각 올랐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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