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지 꺾기” 본토출신 원로들 포석도고 장개석(장제스·75년 사망)·장경국(장징궈·88년 사망) 대만총통 부자의 유골을 중국 본토로 이장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허수덕(쉬수이더) 대만 집권 국민당 사무총장은 13일 당중앙이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 장개석 총통의 아들 장효용(장샤오용)이 20일께 본토를 방문, 중국당국과 이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 추진은 장총통의 유족과 본토출신 국민당 원로들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본토에 묻히고 싶다」는 장총통 부자의 유언이 명분이다. 그러나 이번 이장논의가 단순히 망자의 넋을 위로한다는 차원에 그칠 수는 없다.
대만인구의 90%를 차지하는 대만출신(본성인)의 독립의지, 이등휘(리덩후이) 총통 집권 이후 본토출신(외성인)의 소외감, 체제안정을 위한 중국지도부의 민족주의 강조 등 현재의 양안상황으로 보아 복합적인 정치적 의미를 띤다. 강력한 통일의지를 내보여 대만인의 독립열기를 꺾겠다는 대륙출신의 입지강화 노림수가 이번 논의의 배경으로 분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일단 이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장총통이 「반역자의 수괴」지만 그의 국가통일 의지를 민족주의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하기 때문이다. 중국당국이 최근 절강(저장)성 봉화(펑화)현에 있는 장총통의 조상묘를 새단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양날의 칼」인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이 쉽사리 이를 수용하리라고 볼 수만은 없다. 이장 허용은 「이념보다 통일」을 강조해 대만독립 움직임을 압박할 수는 있으나 「통일의지의 상징」을 본토로 옮겨 결국 「대만의 대만화」를 가속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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