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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대표연설 무엇을 담았나/경제·환경 “공감” 정치는 첨예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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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대표연설 무엇을 담았나/경제·환경 “공감” 정치는 첨예대립

입력
1996.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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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화합·새정치” 불구/“구시대 청산”“정권교체” 겨냥15대국회의 벽두를 장식한 3당 대표연설은 향후정국의 예고지표였다. 각당 대표연설이 제시한 현실인식, 정치과제, 국정대안은 각 정파의 지향점을 가늠하게 했다.

포괄적으로는 대표연설자들의 현실인식에는 공통분모가 형성돼 있었다. 정치적으로는 새로운 정치,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기조로 삼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현실인식의 이면에는 쉽사리 좁혀지기 힘든 「내심」이 도사리고 있었다.

우선 정치과제에 대해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 국민회의 유재건 부총재,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새 정치, 화해의 정치, 모순해결의 정치 등 외형상 비슷한 테마를 제시했지만 실질적인 지향점은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이대표는 선택의 정치라는 주제를 내세우며 소수가 아닌 국민다수가 선택하는 정치를 주창했다. 또한 새 정치를 위해 구태의 청산을 역설했다. 그 행간에는 소수의 정치, 구태의 정치를 김대중, 김종필 두 김씨에게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었다.

반면 유부총재는 화해의 정치를 위한 거국내각을 제의했고 김총재는 정치적 모순,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내각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해의 정치, 거국내각, 갈등치유, 내각제 등의 주장은 역설적으로 현정권이 이들 문제들을 해결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겨냥하고 있었다.

대표연설의 복선을 한꺼풀 더 벗겨보면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전략과 전술이 적지않게 드러난다. 이대표의 새 정치논에는 다분히 두 김씨를 극복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고, 야당 대표들의 거국내각, 내각제주장에는 김영삼정부의 실정을 공격하고 정권교체를 정당화하는 논리가 깔려 있었다. 이대표가 물리력배제, 인내, 책임정치를 약속하며 지역주의를 개탄한 것이나 김총재나 유부총재가 1인권력의 독주를 경계한 것은 모두 상대방의 대권불가론을 겨냥하고 있다.

정치문제와는 달리 경제, 환경분야에 대해서는 공감대의 폭이 비교적 넓었다. 여야 대표연설자들은 환경의 중요성, 식품위생의 안전도향상 등 삶의 질을 높이자는데 한 목소리를 내는등 공통인식을 하고 있었다.

특히 현 경제상황이 위기국면이라는데 이론이 없었다. 대안에 대해서도 금리를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자는 식으로 공동보조를 취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이대표는 경제난국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야당 대표연설자들은 현정권의 부실한 경제운영에 경제난의 책임을 돌렸다. 특히 김총재는 『우리 경제는 충격적인 신경제정책, 허구적 세계화, 내용없는 개혁이론 때문에 결딴났다』며 현정권의 국정운영 난맥상을 비판했다.

따라서 3당 대표연설을 종합해 보면 경제난국의 극복에는 공동대처할 가능성이 있으나 정치문제에 있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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