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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 주가시대」 막 내린다/신증권정책 내용·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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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 주가시대」 막 내린다/신증권정책 내용·의미

입력
1996.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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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원리 맡기고 투명하게□주요내용

●비우량기업엔 공개·증자 불허

●공모주 청약예금 99년에 폐지

●타사주식보유 공시대상 확대

●경영권 목적땐 50%이상 사야

신증권정책으로 명명된 증권제도 개선방안의 핵심은 「증시를 시장답게, 그러나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투자자보호란 이름아래 증시를 시장원리아닌 행정력으로 떠받쳐왔던 정부는 앞으로 게임룰만 만들고 불공정행위만을 단속하는 「심판」으로 되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관치증시·관제주가시대」의 막이 내리는 셈이다.

▷주식발행·유통제도 개편◁

주가가 떨어지면 공개·증자를 묶어놓는 주식공급 물량조절정책은 편리한 주가관리제도였지만 한국증시의 낙후성을 대표하는 두가지 치명적 병폐를 낳았다.

하나는 투자자의 자기책임의식을 마비시킨 점, 다른 하나는 우선순위조정과정에서 각종 비리를 양산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앞으론 증시수급조절에서 손을 완전히 떼 요건만 맞으면 모두 공개·증자를 허용키로 했다. 대신 요건을 강화, 비우량기업이나 주주에 대한 배당의무에 소홀히 한 기업은 공개·증자를 불허할 방침이다. 요건미달기업을 위한 장외시장이 있기는 하나 어쨌든 이번 조치로 비우량기업들로선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에 상당한 애로를 겪을 전망이다.

주식가격도 현실을 반영하도록 했다. 주식공모가격을 기업과 증권사가 자율결정하는 「시가공모제」를 도입, 현재 시가의 절반정도인 공모가격을 시가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했다. 대신 공모주청약예금을 99년 10월까지 폐지키로 했는데 이는 아파트분양가가 자율화하면 주택청약예금이 무의미해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 6%인 주가의 하루변동폭도 내년에 10%, 이후엔 더 확대해 주가가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인수합병(M&A) 개선◁

지금까지 M&A에 대해선 긍정적 시각(기업효율증대계기)과 부정적 시각(남의기업을 뺏는 부도덕성)이 혼재해 왔다.

정부는 이번에 시장원리에 따라 M&A를 활성화하되 변칙·부도덕한 행위는 엄격히 규제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증관위 승인없이도 타회사주식을 마음대로 취득(증권거래법 제200조폐지)할 수 있게 돼 우호적일 뿐아니라 적대적 M&A까지 사실상 자유화하는 만큼 경영권보호장치와 소액주주권익보호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우선 타회사주식 공개매수와 5%이상 지분보유시 공시를 해야하는 대상을 본인과 특별관계자(배우자 직계존비속 35%이상 출자법인)에서 「공동목적행사자」로 확대했다. 따라서 먼 친척이나 위성회사, 설령 남이라도 M&A에 동원됐다면 이들 지분율을 모두 합해 5%가 넘을 경우 공시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형사고발까지 당하게 된다. 형제회사를 통한 현대그룹의 국민투신주식매집,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동부그룹의 한농인수같은 일은 앞으로 힘들게 될 전망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장악하려면 아예 주식을 50%넘게 사도록했고 소수주주로부터 여러 경로로 주식을 매집할 경우에도 공개매수방식을 통하도록 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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