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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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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고 굶주린 자의 대부 「꽃동네」 오웅진 신부(53)가 96년도 막사이사이상 공공부문수상자로 선정됐다. 오신부는 한국과 관련한 역대 수상자로는 16번째다. ◆막사이사이상은 57년 3월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라몬 막사이사이 필리핀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58년에 제정된 상으로 사회지도·정부봉사·공공봉사·국제이해·언론 및 문학 등 5개부문에 걸쳐 수여된다. 아시아에서는 권위있는 상이다. 막사이사이상 사무국은 『…「꽃동네」를 만들고 온 몸을 바쳐 불쌍한 이들을 돌본 사랑의 정신을 높이 샀다』고 오신부 선정사유를 밝혔다. ◆오신부는 76년 사제서품을 받고 충북 음성군 무극성당에 첫 부임하면서 교회 옆에 5평짜리 무허가 건물을 짓고 18명의 부랑인·정신질환자·무의탁노인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출발한 꽃동네가 이제는 정신병동·결핵요양원·기숙사 등을 갖춘 어엿한 복지센터가 됐다. 오신부는 수용시설이 부족해지자 89년 가평군에 제2의 꽃동네를 세웠다. 현재 두 꽃동네에 수용된 인원은 모두 3천여명. ◆오신부의 막사이사이상수상(상금 5만달러)이 사실상 「복지의 황무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의 천민자본주의풍토에서 헌신적으로 사회복지사업에 나서고 있는 성직자, 사회사업가들에게 격려와 위안이 됐으면 한다. 정부도 이제는 사회복지사업에 역점을 둬야겠다. 경제는 선진국문을 두드리면서도 복지 특히 정신박약자·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자들에 대한 복지는 개도국이다. ◆정부 뿐만 아니라 재벌그룹 등 대기업들도 적극 나서줘야겠다. 고용인 3백명이상 사업장은 장애인 근로자를 의무적으로 2% 고용하게 돼있는데도 실제로는 0.4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심지어 정부기관과 정부투자·출연기관도 2% 고용해야 하는데 각각 0.83%, 0.71%에 그치고 있다. 인식부터 달라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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