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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퇴치 「빈부의 경제학」/윤순환 국제1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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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퇴치 「빈부의 경제학」/윤순환 국제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6.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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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문제 속에는 의학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빈부의 경제학」도 있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제11차 국제 에이즈 대회에 즈음한 8일자에서 「새 에이즈 공략법」이라는 제목으로 혁신적 치료법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비슷한 시기에 발간된 유력 시사경제지 이코노미스트도 최신 에이즈 치료법을 3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소개했다. 에이즈가 세상에 알려진 지 16년째인 올해는 물론이고 지난 몇년간 서방의 유력 언론매체에는 에이즈 치료법 개발 기사가 끊임없이 게재됐다. 「첨단 치료제 개발=에이즈 정복」이라는 선진국들의 공감대가 깔린 것이었다.

7일부터 12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 에이즈 대회에서도 에이즈 치료의 희망을 부풀게 하는 연구성과들이 발표됐고 환호성이 일었다. 하지만 부자 나라들이 고가의 치료약 개발에만 몰두하고 에이즈를 예방하는 백신 연구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가난한 나라들의 원성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여러가지 약을 복합 투여하는 최신 치료제는 고사하고 이미 개발된 한가지 치료약만 쓰려고 해도 1년에 최소한 1만2,000달러(약 960만원)의 돈이 필요하다. 문제는 전세계 에이즈 감염자의 90%가 개발도상국 국민이고 또 전체 감염자의 3분의 2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1인당 10달러(약 8,000원) 정도의 돈이면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이 수익이 적다는 이유로 선진국 제약회사들에 의해 외면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에이즈가 안고 있는 또하나의 중요한 문제를 일깨워 준다.

1만달러짜리 치료제와 10달러 안팎의 백신. 그 가격차이 만큼이나 에이즈 문제를 대하는 빈국과 부국의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 에이즈 추방의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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