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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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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26회 올림픽은 미국인에게 각별한 뜻이 있다. 근대올림픽 1백주년을 기념하는 대회 개최를 계기로 20세기말의 세계에 진정한 의미의 팍스 아메리카나시대가 도래했음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다. ◆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그 상징으로 이번 올림픽을 IOC가맹 1백97개국 전부가 빠짐없이 참가하는 대회로 만들었다. 일이 그렇게 성사된 배경에는 조지아주 출신 카터 전대통령의 정치적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에게는 이번 올림픽이 자기 고향에서 열리는 대행사라는 점 이외에도 그럴 만한 사연이 따로 있다. 16년전인 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보이콧이 그것이다. ◆닉슨 사임후 도덕정치를 표방하고 대통령에 당선한 카터는 밖으로는 인권외교를 매우 콧김 사납게 밀어붙였다. 박정희 대통령 말기 인권탄압을 징벌한다고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했던 것도 그 한 예다. 이 인권외교가 한창 물이 올라 있을 때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공교롭게도 소련은 그때 모스크바 올림픽을 앞두고 있었다.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해선 안된다는 미 올림픽조직위의 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카터는 아프간인과 한편이 된다는 명분으로 올림픽 불참을 결정했다. 그 대답은 4년 뒤 미국에 똑같은 모양으로 돌아왔다. 84년 LA올림픽에 소련과 동유럽 공산국들이 일제히 불참했다. 북한이 불참한 것은 물론이다. 두번째의 반쪽 올림픽이 되고 만 것이다. ◆애틀랜타 올림픽은 그런 곡절을 겪은 후 처음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다. 카터 개인으로서는 이 행사에 청산해야 할 빚이 있다.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전부가 참여하는 대회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스포츠를 미국인에게 제모습으로 돌려주는 빚갚기가 되는 셈이다. 12년만에 이루어진 북한의 참가는 카터와 미국인의 이 꿈을 완성시켜 준 큰 선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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