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산학협동 산실될 것”/기업연구진 입주 교수·학생 한몸 특징/정밀화학 등 6개분야 세계수준 목표/현재 429억 조성… 내년말 연건평 20,000평 완공/통산부 70억 투자 국내 첫 중기 지원 컨소시엄도□대담=이백만 경제1부 차장
연세대가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기관을 목표로 설립하고 있는 공학연구센터에 학계와 재계는 물론 정부당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세대는 기업과 상아탑을 실질적으로 접목시킬 새로운 산학협동의 모델로 공학연구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산학협동 차원의 연구활동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본래 취지와는 달리 「연구를 위한 연구」에 그치고 말았다. 연세대는 이같은 폐단을 없애,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실사구시의 산학협동을 펼치기로 하고 연건평 2만평규모의 공학연구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우식 공학연구센터본부장(56·화학공학)을 만나 공학연구센터 설립취지와 운영계획등을 들어 봤다.
―연세대가 추구하고 있는 산학협동의 특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학의 교수진 및 석박사과정 학생들과 기업의 연구진이 공학연구센터의 연구실에서 한몸이 되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연구를 위한 연구」는 결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기업의 연구진을 교수로 위촉, 석박사과정의 연구생들을 가르치게 하고 대학의 연구진이 기업연구소에서 연구할동을 하게 할 것입니다』
○3개 연구센터중 하나
―종합연구단지 청사진을 소개해 주십시오.
『연세대는 21세기에 대비, 국제수준의 총괄연구체계를 갖추기로 하고 2000년까지 공학연구센터 과학연구센터 의학연구센터등 3개의 연구센터로 이루어진 연세연구단지(리서치센터)를 만들키로 했습니다. 이중 가장 먼저 추진되는게 공학연구센터입니다. 신촌캠퍼스안에 건설중인 공학연구센터는 지상 4층 지하 5층의 연건평 2만평규모로 내년말 완공되면 산학협동의 산실이 될 것입니다』
―공학연구센터는 어떻게 운영됩니까.
『우선 1만평은 기업들에게 제공됩니다. 산학협동에 참여한 각 기업에 1천평씩을 떼내줘 기업체가 독자적으로 운영토록 할 방침입니다. 말하자면 기업체 연구소의 분실인 셈이지요. 나머지 1만평은 교수등 대학 연구진에게 임대를 하게 됩니다. 기업체나 정부로부터 연구프로젝트를 따내, 약 3∼5년씩 특정연구활동이 끝날 때가지 사용토록 하는 것입니다』
―중점연구분야는 무엇입니까.
『중점연구분야는 정밀화학 전기전자 기계설비 건축토목 금속세라믹 산업시스템 등 모두 6개로 정했습니다. 이 분야에서만은 미국 MIT와 스탠포드대 등과 같은 세계수준의 기초기술을 갖추도록 완전 특화시킬 것입니다』
―앞으로의 추진일정은 어떻습니까.
『내년초까지 기초공학연구와 제품화 기술개발을 위한 컨소시엄구성을 마칠 계획입니다. 이후 2001년초까지 첨단기술개발을 위해 부문별로 기업체와 본격적인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2001년부터는 제품화에 돌입하게 됩니다. 2001년이후에는 첨단기술만을 개발할 수 있는 첨단 공학기술센터 건립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술자립 선진국 조건
―공학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솔직히 말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에서 구상한 것입니다. 실질적인 연구활동을 하지 않는 대학에 누가 자금을 지원하겠습니까. 기업으로서도 연구개발(R&D)부담을 덜 수 있는 이점이 있지요. 서로가 이익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개방체제에서는 기술을 외국에서 사오기도 어렵잖아요. 기술자립은 선진국진입의 필수조건입니다. 연세공학연구센터는 국가적으로로 과학기술개발에 새로운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공학연구센터건립에 어느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습니까.
『LG그룹 삼성전자 대우자동차 현대전자 풀무원 한국통신 (주)세풍등 7개 대기업이 들어오게 돼있습니다. 대우자동차는 엔진연구실 차량동력학연구실등 6개의 연구실을 운영하며 대학의 기계공학 연구인력과 자동차부품을 완전 국산화하는 기술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는 전자공학과와 공동으로 반도체 설계 및 개발, 멀티미디어 디지털무선통신 등 첨단산업기술분야의 연구개발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풀무원은 식품공학과와 전통식품의 과학화 및 식품신소재개발에 전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처음엔 설득 애먹어
―기업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처음에는 설득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산학협동에 대한 불신감 때문이었지요. 공학연구센터 구상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공대학장시절 책상에 국내 5백대기업의 회장 사장 기획실장등의 명단과 전화번호를 놓고 매일 안부전화를 걸어 정보도 교환하며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달라요. 기대가 아주 큽니다.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기업으로서는 새로운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한국통신은 70억원을 일시불 현금으로 전달해오기도 했습니다. 대우자동차로부터 지원받을 때는 약속도 없이 무작정 학생 4백명을 데리고 부평공장으로 김우중 회장을 쫓아가 자금지원을 요청, 그자리에서 70억원 지원을 약속받기도 했습니다. 모두 발로 뛴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자금조성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현재 4백29억원입니다. 앞으로 5백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소기업을 위한 연구실은 따로 없습니까.
『중소기업지원코너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통상산업부가 최근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7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중소기업과의 산학협동은 국내에서 시도된 바가 없는 새로운 방법인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될 것입니다』
○궁극적 기술지도까지
―중소기업 컨소시엄은 어떻게 운영됩니까.
『연구주제별 또는 연구분야별로 신기술개발에 관심이 있는 중소기업을 모은뒤 전공교수나 관련 연구원이 팀장이 돼 중소기업과 대학연구인력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중소기업의 기술지도까지 맡게 됩니다.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로서는 실비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상산업부는 바로 이것이 실질적인 중소기업지원대책이라고 판단, 예산지원을 약속한 것이지요』<정리=이진동 기자>정리=이진동>
□약력
▲40년 충남 공주출생
▲61년 연세대 화학공학과 졸업
▲71년 미 NCSU대학원 수학(산업공학)
▲75년 연세대 화학공학과 박사
▲84∼86년 화학공학과 학과장
▲93.8∼95.7월 연세대 공과대학 학장
▲95.8월∼현재 연세 공학연구센터 본부장(화공 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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