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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빠지는 재판」 예상깨고 열띤 공방/21차공판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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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빠지는 재판」 예상깨고 열띤 공방/21차공판 이모저모

입력
1996.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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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용­허화평 피고인 증인들에 직접신문/“윤씨 진술번복은 드라마 영향이냐” 질문도○…11일 열린 12·12 및 5·18사건 21차공판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재판거부와 변호인단집단사퇴 등으로 맥빠진 재판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국선변호인들의 적극적인 증인신문이 이어지는 등 열띤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첫증인으로 나온 윤흥정 전 전교사령관에 대한 검찰측 신문은 20여분만에 끝났으나 황영시 피고인의 변호인인 정영일 변호사 등 나머지 피고인들의 변호사가 앞다투어 반대신문을 신청하는 바람에 재판장이 나서서 순서를 조정하기도 했다.

또 정호용·허화평 피고인까지 윤흥정·소준렬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는등 오히려 전·노씨 변호인단이 사퇴하기 전보다 더 열기어린 분위기속에 진행돼 통상재판보다 30여분이나 초과한 하오 1시에야 겨우 윤씨의 증인신문이 마무리됐다.

○…전·노씨의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된 김수연 민인식 변호사는 그동안 단한마디의 변론도 하지 않아 「허수아비 변호인」 이라는 비난이 일었던 것을 의식한 듯 이날 처음으로 김변호사가 윤씨를 상대로 20여개문항의 신문을 했다. 김변호사는 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원들의 진압과정과 지휘권이원화등에 대해 집중신문을 했으나 기록검토시간이 짧았던 탓인지 신문의 짜임새는 부족했다는 평가. 김변호사는 공판준비를 위해 10일 하오 안양교도소에 수감돼있는 전씨를 40여분간 접견, 증인신문사항을 정리했으며 민변호사도 장세동 피고인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들은 윤씨를 상대로 설전을 벌이다 여러차례 검찰의 반발과 재판장의 제지를 받았다. 윤씨는 황영시 피고인의 변호인인 정영일변호사가 『전교사령관에서 체신부장관으로 옮긴 것은 영전아닙니까』라고 묻자 『영전이라니오. 6·25에 참전하고 평생을 군에서 보낸 군인이 장관으로 옮긴 것이 영전입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체신부장관도 불과 1백여일 남짓밖에 못했어요』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즉각 『변론권을 벗어난 신문』이라고 반발하고 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도 『주의하라』고 제지. 정변호사는 또 윤씨가 검찰조사에서 『지휘권이원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데 대해 『5공청문회때는 지휘권이원화가 없었다고 말했다가 이제와서 말을 바꾼 것은 TV드라마의 영향때문이냐』고 몰아붙였다가 다시 재판장의 제지를 받았다.

○…이날 공판에서는 정호용 피고인이 소씨를 상대로 자신이 광주진압에 개입하지 않았음을 부각시키는 직접신문을 해 눈길. 정피고인은 소씨에게 『선배님』이라는 존칭을 쓰며 정중하게 인사를 한뒤 자신이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메모를 전달했는지 여부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정피고인은 결국 광주 시위진압은 계엄사령관의 정식지휘계통을 통한 명령에 따른 것이라는 답변을 얻어내는 「성과」를 올렸다.<송용회·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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