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격돌 잊고 “한배에”김영배 국회부의장과 구본태 국회의장비서실장은 「어제의 적」이 「오늘의 식구」가 된 사이다. 두 사람은 4·11총선당시 서울 양천을에서 국민회의와 신한국당 후보로 출전, 치열한 대결을 벌였었다. 중진의 김부의장과 통일원정책실장 출신의 정치신인 구실장이 맞선 양천을 선거전은 관심을 모았으나 3만6천2백8표를 얻은 김부의장이 3만89표에 그친 구실장을 누르고 5선고지에 올라섰다. 그러나 5선의 승자가 국회부의장에 오른데 이어 패자가 의장비서실장에 임명됨으로써 3개월만에 오월동주의 입장이된 셈이다.
구실장은 지난 10일 임명되자마자 바로 의장실에서 20m 떨어진 김부의장 사무실을 방문했다. 두사람은 서로 『축하합니다』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불과 몇개월전 이들이 서로 공격하는 적대관계였던 점에 비춰볼 때 인생유전을 실감케한다. 구실장은 『정치란 선의의 경쟁이므로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며 『김부의장과는 선거뒤면 원수가 되고마는 여느 후보자들과 같은 적대관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의장이나 비서실장 모두 의장을 보좌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업무속성상 밀접한 관계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김부의장을 잘 돕겠다』고 덧붙였다.
정당법상 구실장은 그동안 맡아온 신한국당 지구당위원장직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는 『4년뒤 또다시 경쟁을 할 여지는 있다』고 말해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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