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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유엔총장/갈리 연임여부 갈수록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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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유엔총장/갈리 연임여부 갈수록 “안개”

입력
1996.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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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국 갈리 지지 결의 미 반대 입장에 일격/임기연장안 등 미 대선후 타협책 찾을지도아프리카단결기구(OAU)가 8일 연례총회 결의를 통해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현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을 지지하고 나섬으로써 유엔사무총장 재선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미국이 부트로스 갈리 반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부트로스 갈리에 치명타를 입힌 제1라운드였다면 이번 OAU 결의는 미국에 타격을 가한 제2라운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 거부권을 갖고 있지만 총회에서는 아프리카 세가 크기 때문이다. 부트로스 갈리는 큰 힘을 얻게 됐고 미국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지게 된 상황 반전이다.

유엔 사무총장 재선문제로 인해 이번 OAU 회의는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우선 미국 스스로 이 회의를 의식, 지난달부터 매들린 올브라이트 주유엔대사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집요한 개별 로비를 벌였었다. 미국이 부트로스 갈리 반대를 천명하면서 대안으로 「다른 아프리카 후보」지지를 흘렸던 것도 따지고 보면 대아프리카 교란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미국의 노력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부트로스 갈리의 재선전망이 밝아진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혼미속에 빠졌다고 해야한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부트로스 갈리 지지를 밝혔지만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유엔 회원국이 아직 입장표명을 유보한 상태다. 아랍 국가들이 전적으로 부트로스 갈리를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부트로스 갈리가 이스라엘―이집트 평화협정을 지지한 이유로 일부 아랍국들은 그를 친서방적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도 같은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은 평소처럼 미국의 입장에 동조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지금으로서는 미국과 부트로스 갈리의 대결상황이 워낙 부각돼 있는 형편이다. 현재로서는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중이며 여타의 다른 하마평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연말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다는 얘기다.

결국 관심은 적정선의 타협이 어느 정도에서 찾아지느냐에 있다. 미국은 얼마전 사이러스 밴스 전 국무장관을 통해 부트로스 갈리에게 임기 1년 연장의 타협안을 제의했지만 즉석에서 거절당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2∼3년 연장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방안은 미국이 반대해 지금은 접점이 없어 보인다. 다만 공화당을 의식, 강경자세를 취하고 있는 빌 클린턴정부가 11월 대선 이후 타협적 자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으며 부트로스 갈리도 이번 OAU 결의로 체면을 세운 만큼 절충점을 찾는 식으로 입장을 누그러뜨릴 소지가 점쳐지는 정도다.<유엔본부=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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