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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부모의 건전한 생활이 일차적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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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부모의 건전한 생활이 일차적 “교과서”

입력
1996.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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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급격한 행동변화 관심가져야/성폭력 피해 치료 “사랑이 최고묘약”최근 성폭행당한 여중생이 학교에서 출산하고 초등학생이 마을주민들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해 왔다는 보도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이 사건들은 앞으로 다가올 엄청난 파도에 대한 경고메시지에 불과하다.

청소년기는 사회변화에 가장 예민한 시기이므로 사회적인 성문란은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청소년에게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보다 사회 전체에 성교육이 돼 있지 않음을 반성해야 한다. 성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는 성교육의 기초적인 가치를 알고 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부모는 언제나 일차적인 성교육자이며 자녀의 성에 대한 모범적인 모델이 돼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성폭력을 당했을 때 겪는 문제에는 차이가 있다. 어린이의 성폭력에 관한 직접증거는 ▲성기주위가 가렵고 아프거나 멍 출혈 열상 등이 있으며 ▲요도 질 항문 등이 가렵거나 쓰리고 ▲속옷이 찢어지거나 출혈반흔이 있는 경우 등이다. 그러나 청소년은 비슷한 직접증거가 관찰돼도 대부분 두려움과 수치심으로 사실을 부인한다. 성폭력을 당하게 되면 또 심리적 영향으로 식욕감퇴 수면장애 성적부진 가출 약물복용 자살기도 또는 성이 갑자기 문란해지는 등의 행동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자녀에게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깊은 관심을 갖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성폭행당한 청소년이 임신하면 임신증상에 대한 지식의 부족과 병원방문의 어려움, 임신 가능성을 심리적으로 부인하려는 태도 때문에 임신사실이 늦게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또 어른에 대한 신뢰감 상실과 임신사실을 알게 될 부모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 등도 임신사실을 감추게 하는 원인이다.

자녀가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병원을 방문해 상처를 치료하고 성병 감염여부와 임신등에 대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다음은 법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성폭력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이어 앞으로 닥칠 의학적인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정신치료와 성병 임신에 대한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녀에 대한 성교육과 대화를 통해 정신적인 충격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진정한 성교육은 남녀의 해부학적 차이점이나 나쁜 결과를 일으키지 않고 성관계를 갖는 방법만을 가르쳐서는 안된다.

진정한 성교육의 의미는 삶의 진실을 배우는 것이며 살아가면서 경험을 통해 체득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교육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하다.<홍창호 아주대병원 진료부 원장·청소년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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