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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군 살린 선의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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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군 살린 선의들(사설)

입력
1996.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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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가 시작되면서 우리들은 신문·TV를 통해 모처럼 밝고 가슴 뿌듯한 뉴스 하나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계 입양아출신 미 공군사관생도 김성덕군(22·미국명 브라이언 바우만)에 대한 골수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그는 앞으로 3∼4주의 고비를 넘기고 1년후 재검을 통해 이상이 없으면 5년후엔 정상인으로 되돌아온다. 또 병원측도 그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우리가 성덕 바우만군의 경우에서 흐뭇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러가지다. 비슷한 유전자를 찾게 된 것부터 성공적인 수술까지 열거하자면 많다. 그러나 으뜸가는 하나는 그 주변에서 총동원되다시피 살아난 인간의 선의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친부모와 살 수 없었던 생면부지의 한국의 소년을 입양해 친자식들과 다름없이 티없이 밝게 자라게 한 양부모 바우만씨 부부는 그 선의의 선두주자였다. 그들은 그 아들이 백혈병에 걸리자 집과 은퇴연금을 모두 내놓고 아들의 치료에 나섰고 아들에게 가장 중요한 골수를 이식해 줄 수 있는 생모가 나타나 주기를 애타게 호소했다.

한국일보는 이 사실을 95년 11월22일자에 보도했다. 잇따라 올 1월 KBS는 특집프로까지 만들어 방영했다. 그후 성덕군 주변에 모였던 수많은 뜨거운 가슴들은 모두가 감동이었고 한편의 인간 드라마를 보는 흐뭇함이었다.

성덕군의 소식이 전해진 뒤 3군사관학교를 비롯, 전군과 공무원, 기업, 종교단체 등이 그를 살리자고 나섰다. 더러는 그가 쾌유하는 데 필요한 수술비에 보태겠다며 성금을 쾌척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의 경우 20만∼30만명중 1명, 한국에서는 2만명에 1명꼴인 같은 유전자를 가진 골수기증자를 찾는 것이었다. 의료계와 민간단체 등이 분주히 정보를 교환하며 노력한 끝에 동일 유전자를 소유한 서한국씨를 찾게 된 것은 지난 2월초의 일. 그로부터 5개월여만에 성공적인 수술이란 꿈을 실현하게 된 것이다.

골수를 기증하기 위해 스스로 미국까지 건너간 서씨는 어쩌면 성덕군을 위한 「선의의 대장정」의 마지막 참여자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 7개월여 성덕군의 사연이 알려진 후 서씨를 찾기까지 애태웠던 수많은 사람들도 모두 이 대장정의 훌륭한 참여자들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번주 호에서 「한국이 혈육의 아들을 살렸다」는 제목으로 성덕군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타임지는 성덕군에 관한 한국일보의 보도이후 수많은 감동어린 노력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김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한국인들이 보여준 열의는 혈육에 대한 한국인들의 사랑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맺었다. 성덕군의 경우는 꼭 한국만이 아니라 이 과정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의 선의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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