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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칼라」 시대(세상이 변한다 사회가 변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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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칼라」 시대(세상이 변한다 사회가 변한다:2)

입력
1996.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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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아이디어로 승부 새직업군 각광/정보제공업자·컨설턴트 등 기업들 채용경쟁/정부 부처도 중요성 인식 팀 구성변하는 세상, 변하는 사회는 「C―세대」라는 제너레이션과 함께 「골드칼라(GOLD COLLAR)」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탄생시켰다.

학력과 지식을 자랑하던 「화이트 칼라」를 밀쳐내며 점점 우리사회에 자리잡기 시작하는 창조적 전문가 그룹. 이들이 바로 금처럼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정보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가는 「골드 칼라」이다. 「블루 칼라」가 육체 노동을, 「화이트 칼라」가 정신 노동을 제공한다면 「골드 칼라」는 아이디어 노동자라고 할 수 있다.

사회와 직업이 다기화·다양화함에 따라 과거에는 불필요했거나 중요하지 않던 이같은 「골드 칼라」의 노동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직장에 소속돼 있거나 또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골드 칼라」들의 수는 점차 많아지고 있다. 대기업들도 기존의 경영방식을 탈피하면서 아이디어와 정보가 경영전반과 상품제조, 판매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이같은 성격의 일자리를 만들고 경쟁적으로 아이디어맨들을 채용하고 있다.

컴퓨터 시대를 대표하는 「골드 칼라형」신직종으로는 IP(INFORMATION PROVIDER·정보제공업자)가 꼽힌다. 이밖에 창업컨설턴트, 아트컨설턴트 등 각종 분야의 컨설턴트, 이벤트 메이커, 전자오락 등의 게임디자이너, 인터넷 홈페이지를 전문 제작하는 웹 디렉터, 투자 및 마케팅 전략가, 1년에 1천대 이상을 판매하는 자동차판매왕 등도 「골드 칼라」라고 부를 수 있다. 한 기업의 「골드 칼라」팀을 살펴보자.

(주)LG전자 하이컬처(HIGH CULTURE) 창조팀. 이름부터 생소한 이 팀(팀장 김경수·34)의 사명은 4천3백여명이 일하는 LG전자 평택공장을 즐거운 일터로 만드는 것. 그래서 하루종일 「놀」 궁리만 한다. 그러면서도 월급은 다른 사원들보다 더 많이 받는다. 팀은 팀장을 포함해 5명이 전부. 이중엔 연극배우 출신도 있고, 비디오 설계만을 해오다 촬영·편집기사로 변신한 전자공학도도 있다.

공식 명칭은 「사내 이벤트 메이커(EVENT―MAKER)」. 지난해 3월 팀이 구성된 이후 지금까지 연극공연, 탤런트 선발대회, 농구대회, 어린이 캠프 등 안 해본 것이 없지만, 더 즐겁고 재미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하루에도 수없이 아이디어 회의를 연다. 「즐거움」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골드 칼라」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덕목은 박사학위와 백과사전식 지식, 성실과 조직관리능력이 아니다. 그들의 무기는 창조성과 상상력, 참신함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과 기발한 아이디어 뿐이다. 21세기형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골드 칼라」는 대체로 근무형태가 자유롭고, 조직의 틀 속에 엄격히 속할 필요도 없다.

경희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그만둔 노영환씨(25). 그는 PC통신 천리안에서 「자동차구매정보」 IP를 운영하고 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모뎀을 장착한 펜티엄급 PC 1대와 반짝이는 아이디어, 정보수요와 취향을 정확히 짚는 분석력이다.

컴퓨터에도 자동차에도 전문가가 아니었던 그는 2월 자신의 아이디어로 개발한 「구매가격결정 프로그램」으로 자동차 구매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월평균수입은 대기업의 중견간부급 보다 높다. 노씨는 샘솟는 「아이디어」에 자본을 댈 동업자를 찾아내 PC통신에 본격적으로 인포숍(INFO―SHOP)을 개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상고출신의 컴퓨터전문가 최완섭씨 등 4명을 공채했고, (주)미원도 한시적으로나마 신제품 개발팀인 「드리머(DREAMER)팀」을 운영하는 등 아이디어맨들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대단하다. 정부 부처도 「골드 칼라」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감사원도 올해초 서기관 1명과 사무관 2명으로 「아이디어 개발팀」을 구성, 감사원장을 보조하게끔 했다. 변하는 세상, 변하는 사회에서 「골드 칼라」들이 대접받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김관명 기자>

◎전문가 진단/윤은기씨·정보전략연구소장/새인재군 개발·창의적 교육훈련 과제

21세기 정보화사회는 창조적 능력을 인정받는 스페셜리스트인 「골드 칼라」가 지배할 것이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와 영화제작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들은 세상을 뒤흔들어 놓았다. 우리도 이런 「골드 칼라」를 키워내야만 국제적 경쟁력을 키울 것이다.

기존 교육체제로는 「화이트 칼라」만이 배출될 뿐이다. 21세기를 맞는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는 「골드 칼라」육성을 위한 새로운 인재군의 개발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교육훈련의 창의적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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