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 효과 겹쳐 “포철도 무섭지 않다”/빼앗겼던 시장 되찾기 적극공략 서둘러일본 경제가 구조개혁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데다 엔저의 지속으로 조선·철강·자동차 등에서 한국을 완전히 따돌리고 있다.
이들 부문은 바로 한국의 수출주력 종목이다.
9일 일본 운수성 통계에 따르면 1∼6월 일본의 선박건조 허가건수는 2백20척에 총톤수 5백33만톤으로 3년 연속 연간 1천만톤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업계는 같은 기간 한국의 수주량이 49척 1백89만톤에 불과, 일본의 3분의 1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야촌)연구소가 작성한 일본 주요 제철회사와 포항제철의 열연(열연)코일 비용 비교에 따르면 일본은 94년 9월을 기준(1백)으로 할 때 올 3월에는 총출하 비용이 90으로 떨어졌으나 포철은 6월의 경우 2년전보다 1%포인트 상승한 82를 기록, 일본과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NKK등 일본의 주요철강업체는 『품질과 서비스를 고려하면 수출시장에서도 포철은 더 이상 무섭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미국 유럽 아시아 중동 등에서 한국에 빼앗겼던 수출시장을 되찾기 위해 현지 딜러들에 대한 판매장려금 증액등 적극 공략책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환율이 정착된다면 순익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액중 수출비율이 37%인 도요타(풍전)는 지난해에 비해 1천4백억엔의 순익이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닛산(일산)도 7백억엔 이상의 순익증대가 예상됨에 따라 이중 50%를 해외판매에 지원,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방침이다.
엔화는 8일 도쿄(동경)외환시장에서 2년5개월만에 달러당 1백11엔대를 기록, 엔저가 하나의 「추세」로 정착되고 있다. 일본 경제계는 지난해 4월 달러당 79.75엔까지 기록했던 초엔고 이후 「1백엔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준까지 체질개선을 거듭했으나 오히려 엔저 가 계속돼 내심 환영 일색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엔저의 1차 하한선이 달러당 1백13∼1백14엔대일 것으로 보고 있다. 1백15엔대 이하로 떨어지면 미국에서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이에 따라 선거를 앞둔 빌 클린턴 미 행정부로서는 환율조정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일본도 엔화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계속 낮아질 경우 엔화 붕괴까지 우려되기 때문에 막연히 엔저를 방치할 수는 없고 적정선에서 조정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도쿄=박영기 특파원>도쿄=박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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