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재판부·변호인 첨예대립 “파국”/피고·변호인 재판 거부 파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재판부·변호인 첨예대립 “파국”/피고·변호인 재판 거부 파장

입력
1996.07.09 00:00
0 0

◎변호인단 “재판부 유죄예단·변론권 제약”/강제인치 않는한 다음 공판 개정 불투명12·12 및 5·18사건이 마침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피고인의 변호인 집단 사임과 재판거부라는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주2회공판을 놓고 변호인의 변론거부와 국선변호인 선임등 파행상을 빚었던 재판이 끝내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8일 20차공판에서 전씨측 변호인인 전상석·이양우 변호사는 『재판부가 유죄예단을 가지고 있는데다 주2회 공판을 강행, 변론권을 부당하게 제약함으로써 더이상의 재판진행은 의미가 없다』며 1심변론을 포기했고 노씨의 변호인인 한영석 변호사도 곧바로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어 전·노씨는 『국선변호인이 선임되면 법정에 나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변호인단의 사퇴는 국선변호인이 처음 선임됐던 19차공판직후 전씨측 변호인단이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공동변호를 포기 할때부터 이미 어느정도 예견됐다. 재판부와 극도의 신경전을 벌여왔던 변호인단은 석명서제출―집단퇴정―재판불참으로 서서히 대응의 강도를 높여가다 결국 「재판진행상 중대한 하자」를 내세워 최강수를 던진 셈이다.

검찰은 변호인단이 처음부터 재판거부를 염두에 두고 막바지 증거조사시점을 택일했다고 보고 있다. 다시말해 의도적으로 정치재판론을 내세워 「절름발이 재판」을 유도했다는 시각이다. 재판부도 『일방적인 의견을 밝히고 사퇴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유죄예단을 갖고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재판을 강행한 1심재판은 사법부의 자살행위』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써가며 재판부를 비난했다. 특히 주1회 재판을 해도 기한이 한달정도 연장되는 것에 불과하다며 재판부에 심한 불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당장 지금부터 2심재판을 준비하겠다』며 항소심으로 「전장」으로 옮길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따라 재판의 향후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당장 전·노씨는 이날 하오 재판에 불참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없는 「궐석재판」은 불가능해 전·노씨를 강제로 법정에 데려오지 않는 한 다음공판부터는 개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욱이 전·노씨가 출정해도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고 국선변호인이 선임돼도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한편 전·노씨외 다른 피고인의 변호인들도 선처가능성이 있는 불구속피고인을 제외하고는 재판거부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전씨측 변호인들이 이번 재판을 끌고온 「주력」인데다 나머지 변호사 상당수는 17만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조차 전씨측 변호사들의 것을 「열람」해온만큼 독자적으로 깊이있는 변론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소송을 계속해야 하는지, 사퇴에 동참하는 것이 좋은지 판단해 보아야겠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나타냈다.<이태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