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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부활 「전설의 고향」(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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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부활 「전설의 고향」(TV평)

입력
1996.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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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에게 듣던 「귀신얘기」 우리곁에/컴퓨터그래픽 영상·역동적 연출… 온가족이 “서늘함” 만끽별이 총총한 여름밤, 할머니무릎을 베고 듣는 귀신이야기에 더위는 저만큼 물러나 있었다.

7년만에 다시 선보인 「전설의 고향」(KBS2)은 어른들의 가슴 속에 고향 추억의 한 귀퉁이 처럼 남아있는 으스스한 귀신이야기의 매력이 여전히 싱싱함을 보여주었다.

인간이 되기 위해 사람의 간을 100개 먹거나 자신의 정체를 속이고 한 남자와 100일 동안 살을 맞대고 살아야 하는 여우이야기(호녀),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기 위해 귀신이 돼 신임부사의 처소를 찾아가는 아랑이야기(나비의 한), 몇십년전 자신을 범한 서생이 전라감사가 돼 돌아오는 길에 기다리고 있다가 원한을 갚는다는 이야기(사녀)등.

이야기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은 특이한 지형이나 길가에 놓인 돌덩이등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낳았다. 풍부한 상상력과 선악의 극명한 대결, 보편적인 감동등이 스며있는 구전설화는 민족의 큰 문학적 자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야기의 극성을 방송에 끌어들인 것이 「전설의 고향」이다.

지난달 26일부터 방송되기 시작한 「전설의 고향」은 평균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이러한 인기는 「전설의 고향」이 77년부터 89년까지 12년 동안 방송되면서 획득한 시청자들 인기와 인지도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새로 시작한 「전설의 고향」이 유년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성인 뿐 아니라 SF물에 익숙한 어린 시청자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몇 백년전의 인물과 사건에 현대적 영상언어라는 옷을 입혔기 때문일 것이다.

여인의 얼굴이 호랑이나 뱀으로 변신하는 모습, 아랑의 혼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면 등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화면처리와 액션등이 현대인의 기호에 들어맞았던 것이다.

70∼80년대 「전설의 고향」이 주로 스튜디오에서 녹화됨으로써 정적이고 정서적인 호소가 강했다면, 90년대의 이 프로는 야외촬영과 속도감있는 연출로 역동성과 오락성을 강화했다는 점이 큰 차이다.

아쉬움도 있다. 신인이 주로 기용되고 오락사극이란 장르적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연기자들의 몸짓에서 한국적인 정서와 맛깔스러움이 덜 우러나고 있는 점이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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