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본격화 대비 「운전자금 사재기」 늘어기업들이 하반기 자금난을 우려해 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는 「자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수출부진과 재고급증등으로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하반기에는 돈 구하기가 힘들어 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금융계는 기업들의 「자금 확보전」이 계속될 경우 하반기 자금시장이 경색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현금결제를 줄이고 있어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더욱 나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0개 일반은행의 6월말현재 일반자금 대출잔액은 79조6,022억원으로 3월말의 73조9,666억원에 비해 5조6,356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1∼3월(1·4분기) 증가액(3조4,249억원)보다 64.5%나 늘어난 것이며 작년 같은 기간(3조5,674억원) 증가액보다도 58.0% 늘어난 것이다. 기업들이 설비자금 이외에 운전자금으로 사용하는 일반자금 대출이 이처럼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이 기간중 기업 운전자금 확보에 차질이 빚어졌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금사정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늘어나는 은행의 당좌대출액도 2·4분기중 7,120억원 증가했다. 1·4분기중에는 2,394억원 감소했었다. 은행 당좌대출과 함께 기업의 단기자금 사정을 반영하는 투자금융사 어음할인액도 6월중 무려 2조4,688억원이 늘어났다. 투금사 어음할인액은 5월중엔 7,891억원이 감소했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너도나도 은행돈을 끌어쓰기 시작하면서 자금차입에 불리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작년말부터 30대 그룹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현금결제 영향으로 크게 줄어들었던 상업어음 할인실적이 6월에 급격히 늘어나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현금결제」가 반년여만에 「없던 일」이 돼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0개 일반은행의 상업어음 할인실적은 대기업의 현금결제 영향으로 작년말(21조6,369억원)부터 꾸준히 줄어 5월말엔 19조9,102억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6월엔 1조6,732억원이 늘어나 감소세에서 다시 증가세로 반전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수출부진과 경기침체로 창고에 재고가 쌓이면서 자금압박이 커지고 있는데도 적기에 생산을 줄이는 생산조정을 하지않아 자금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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