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부진·애인과 결별 중압감 못이겨【대전=최정복·전성우 기자】 수재들의 집단으로 통하는 대전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들이 지난해 4월 이후 5명이나 학업부진과 과중한 중압감 등을 못이겨 잇따라 자살, 충격을 던지고 있다.
7일 하오 1시30분께 대전 유성구 구성동 한국과학기술원 기숙사 5층 다림질방에서 물리학과 석사과정인 임진만씨(25·광주 북구 임동)가 빨랫줄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친구들에 따르면 림씨는 최근 성적이 떨어지고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을 고민해 왔다.
이에 앞서 3월28일 과기원 최연소 입학생인 이현우군(당시 19세·화공과 3년 휴학)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이밖에 4월에는 학업부진을 괴로워하던 석사과정 학생이, 지난해 4월과 8월에는 전공과목과 관련해 가족과 마찰을 빚던 석사과정 1명과 학위심사에서 탈락한 박사과정 1명 등이 목숨을 끊었다. 과기원생의 70% 이상은 과학고 출신으로 이중 60%가량은 고교를 2년만에 졸업하고 조기입학한 영재들이다.
교육계 인사들은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에 대해 전교생의 기숙사 생활 등 과기원의 엄격한 학교운영 방식에 따른 부적응, 성적과 부모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과중한 중압감, 나약한 인성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과기원측은 4월 내년 입시부터는 자원봉사활동을 반영하고 전문상담원을 두며 제적기준을 완화하는 등 몇가지 방안을 마련했으나 다시 자살 사건이 발생하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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