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완화로 청렴한 인물 적격” 여론따라/공정거래위원장네고로 전 검사장/예금기구 이사장마쓰다 형사부장/증권감시위원장미즈하라 검사장기업과는 물과 기름 같은 관계인 검사출신들이 일본의 경제감시기구 수장자리를 속속 차지하고 있다. 각종 규제완화가 진행되는 때일수록 시장과 업계에 대한 감시기능이 중요하고 책임이 막중한 만큼 청렴한 검사출신이 적격이란 여론의 지지에 따른 추세다.
한국에서도 권한강화를 놓고 논전이 진행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는 네고로 야스치카(근래태주) 전도쿄(동경)고검 검사장(63)이 기용됐다. 그동안 공정위 위원장은 대장성 출신들의 「지정석」이었지만 대장성과 업계의 유착의혹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아 경제검찰 수장자리까지 사법검찰에 넘어간 것이다.
법무성 형사국장, 사무차관등을 역임해 행정경험도 풍부한 네고로위원장은 『공정위 권한 강화와 엄정한 권한행사』를 공언,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골칫거리인 불량채권 회수문제를 지휘하는 예금보험기구 이사장은 최고검(우리의 대검) 마쓰다 노보루(송전승) 형사부장(62)이 현직에서 바로 자리를 옮겼다. 야간대학을 다니며 사법시험에 합격, 도쿄지검 특수부 시절 록히드사건을 담당해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 총리를 구속, 일본 검찰신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다.
은행·신용금고의 도산, 부동산전문금융회사의 각종 불법영업, 채권을 둘러싼 폭력단의 개입 등 실타래처럼 엉킨 불량채권 회수 문제야말로 권력형 비리와 대형경제사건을 소신대로 파헤쳐온 그가 적임자라는 것이다.
이들에 앞서 증권거래감시위원회 초대위원장에 92년 당시 나고야(명고옥)고검 미즈하라 도시히로(수원민박) 당시 검사장(65)이 전직해 2기째 연임중이다.
미즈하라 위원장은 일본유니시스사 주가조작 사건, 테에스데사 루머유포사건, 치요다(천대전)증권 손실보전사건 등을 조사, 가차없이 형사고발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물론 이들 검사출신들에 대해 업계는 『경기가 간신히 회복기에 접어든 마당에 감시를 강화해 기업활동이 위축된다』 『경제논리를 모른다』는 등 뒤에서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검찰주변에서는 『법치주의국가에서 경제활동도 결국 법에 근거해 이루어지는 것』 『사전만 찾을줄 알면 글을 쓸 수 있듯이 법전을 꿰고 있는 세 분이 경제분야라고 해서 일을 그르칠리가 없다』는 응원가가 흘러나온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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