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등 코너 마련 건의·질문·통신까지올해로 개교 3년째를 맞는 서울 중산고(교장 장병환)는 컴퓨터통신과 화상강의 등 21세기형 교육시스템을 자랑하는 학교이다.
중산고에서는 책을 통해 공부하는 시간보다 컴퓨터모니터를 보면서 학업을 다지는 시간이 길다.
이 학교 학생들은 교내 네트워크인 중산BBS를 통해 교사들이 컴퓨터로 띄워놓은 각 과목별 중점 학습사항을 습득하고 연습문제도 풀어본다. 또 의문 나는 내용을 띄워놓으면 다음날 수업시간에 교사가 답변해준다. 모뎀 장착 컴퓨터가 있는 학생들은 집에서도 같은 내용을 받아 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단지 학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공지사항」「자유게시판」「자료실」「개인정보」 등의 코너를 통해 교사 친구들과 활발하게 대화하고 있다.
자유게시판에는 학생들이 학교 학부모 학생회장에 건의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지난 주 건의사항으로는 『화장실 문을 고쳐달라』『각 층에 마련된 생수를 신뢰할 수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등 다양한 내용이 게재돼 있었다.
또 학생들은 「개인정보」코너를 통해 친구들끼리 비밀스런 얘기를 나누거나 교사들에게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는다. 수업시간에 소극적인 학생들도 이 코너에서는 자연스럽게 질문한다.
이와 같은 첨단적인 교육방식 뒤에는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다. 교사들 모두가 컴퓨터를 이용해 자료를 직접 만들어 BBS에 띄운다. 그래서 이 학교 학생들에게는 따로 참고서가 필요없다. 특히 11월에 선발되는 교사들은 겨울방학 동안 한달간 컴퓨터교육을 따로 받게된다.
학부모들도 열성이다. 지난해에는 학부모들 50여명이 자진 참여해 컴퓨터 교육을 받았다. 또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BBS에 자신의 ID를 마련하고 학교운영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거나 교사들과 교육상담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 학교는 컴퓨터통신 뿐 아니라 시청각실 수업과 방송실에서 제작된 화상강의 등을 통해 입체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시청각실에서는 교사가 디스켓에 강의노트를 담아 바로 스크린에 띄우는 방식으로 칠판필기 시간을 절약한다. 또 교사가 직접 제작하는 강의 비디오는 매일 점심시간에 방영된다.
이 학교 박해룡 교감(53)은 『지금 3학년이 1회인 신설 학교지만 교육시설만큼은 가장 앞선 학교』라며 『앞선 시설만큼이나 모든 면에서 앞선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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