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공세 감안 중량급 발탁/지역·개파 등 배려 흔적도김영삼 대통령이 5일 내정한 신한국당 상임위원장의 면면은 한마디로 묵직하다. 상임위원장 대다수가 경륜이나 전문성에서 나름대로 일가를 이루고 있는 중진들이다. 선수만해도 황병태 재경위원장(재선)을 제외하고는 모두 3∼5선이다.
구체적으로 박관용 통일외무위원장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실세이고 김종호 정보위원장과 이세기 문공위원장은 정책위의장 원내총무를, 김영구 국방위원장은 사무총장 원내총무를 지낸 중진이다. 강재섭 법사위원장은 법사위원만 8년을 해온 베테랑이고 백남치 건교위원장은 기조, 정조실장 등 중간당직을 두루 거친 민주계의 소장파 실세이다. 황재경위원장은 3당합당의 공신으로 경제관료 대학총장 중국대사를 지낸 민주계의 핵심인사이다.
이처럼 상임위원장에 중진들이 포진했다는 사실은 임기후반기의 국회를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야당이 내년 대선을 겨냥, 국회에서 거센 공세를 펼칠 상황을 감안하면, 중량급의 발탁은 당연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고위당직자들도 『개별적으로는 능력, 경륜이 돋보이고 전체적으로는 안정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안정기조의 인선 속에서도 정치적 배려의 흔적도 엿보이고 있다. 변정일 윤리위원장은 주요당직자가 한명도 없는 제주출신이라는 점,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해낸다는 주위의 평에 힘입어 발탁됐다는 게 정설이다. 이택석 내무위원장은 당직자들도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인선으로 공화계출신이지만 JP(김종필 자민련총재)를 따라가지 않은 충정을 고려했다는 후문. 당에서 올린 3배수 명단에도, 청와대 정무비서실의 인사자료에도 이내무위원장이 없었기 때문에 김대통령이 전적으로 낙점했다고 볼 수 있다.
4·11총선에서 가장 선전한 서울출신들을 대거 기용한 점이 이번인선의 특징중의 하나다. 김영구 이세기 백남치 위원장 등 서울출신이 3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서울배려의 증거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서울시지부장인 이문공위원장은 개혁정치를 「박수만 받고 표 떨어진다」고 비난했음에도 김대통령이 유난히 챙겨 서울승리에 대한 배려로 해석된다.
이밖에 김종호 정보위원장 김영구 국방위원장은 충성도, 성실성, 경륜에서 이미 검증을 거쳐 김대통령이 신뢰하는 중진들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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