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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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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라 삼팔선」 「감격시대」 「고향만리」 「고향의 그림자」 「고향초」 「굳세어라 금순아」 「나는 울었네」 「님계신 전선」 「럭키 서울」 「봄날은 간다」 「비내리는 고모령」 「신라의 달밤」 「아메리카 차이나타운」 「애수의 소야곡」 「이별의 부산정거장」 「전선야곡」 「전우야 잘 가거라」― 지난 30일 타계한 박시춘 선생이 작곡한 노래다. ◆성인치고 우리 민족과 희로애락을 같이한 그의 노래를 불러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일제때는 「애수의 소야곡」 등으로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랬고, 해방이 됐을 때는 「감격시대」 를 부르며 서로 얼싸안았다. 국토분단의 아픔은 「가거라 삼팔선」 으로 되씹으며 통일을 다짐하기도 했다. ◆6·25란 동족상잔의 아픔을 극복하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준 것도 그의 노래였다. 「전선야곡」, 「전우야 잘 가거라」 등에 힘을 입어 공산군에게 짓밟힌 국토를 되찾았다. 「굳세어라 금순아」 등을 통해 이산가족의 고통을 이겨냈고 피란의 쓰라림은 「이별의 부산정거장」에 실어 보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심금을 사로잡은 노래 3천곡을 작곡한 박시춘 선생을 우리는 너무도 쓸쓸하게 보냈다. 추모방송 하나 없었고 3일 거행된 장례식도 일반인은 물론 가수들조차 외면해 가슴 아프게 했다. 그의 공로를 생각하면 국민 모두가 감사해도 넘치지 않는다. ◆문화 풍토가 다르긴 하지만 일본의 「박시춘」 이라고 할 고가 마사오(고하정남)가 죽었을 때 일본국민은 모두 그에게 감사했다. 기념재단까지 설립했다. 우리는 KBS 1TV에서 8일 뒤늦게 추모방송을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제라도 정부나 국민 모두 그를 추모하는 마음을 새로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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